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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전 분기 대비·속보치)이 1.5%를 기록했다. 이 성장세가 1년 동안 이어진다고 가정한 연간 환산(연율)으로는 6%다. 시장 추정치가 연율 기준 2.4~3.1%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깜짝 성장’이다. 하지만 내실을 뜯어보면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본 내각부는 2분기 경제성장률이 1.5%로 세 분기 연속 플러스 성장률을 기록했다고 15일 발표했다. 일본 경제의 깜짝 성장을 주도한 것은 수출이다. 차량용 반도체 대란이 해소되면서 자동차 수출이 급증해 2분기 일본의 수출은 전 분기보다 3.2% 늘었다. 외국인의 일본 여행도 급증했다. 2분기 일본 외국인 관광객은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전인 2019년 2분기의 69% 수준까지 회복했다. 전문가들은 일본이 코로나19 충격에서 뒤늦게 벗어나고 있다고 해석했다. 일본의 명목 GDP는 전기 대비 2.9% 증가한 590조7000억엔으로, 2019년 기록한 전고점을 4년 만에 넘어섰다.
그러나 일본 GDP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개인소비는 전 분기보다 0.5% 줄었다. 여행 등 여가활동 지출은 늘었으나 백색가전 등 내구재 소비가 줄었다. 기업의 설비투자 증가율은 0.03%로 보합 수준에 머물렀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일본이 하반기에도 2분기와 같은 경제성장률을 이어가기 어려울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엔저 장기화 여파와 중국 경기 침체에 따른 우려도 커지고 있다. 기우치 다카히데 노무라연구소 이코노미스트는 “엔화 약세는 수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지만 내수 소비를 위축시키는 양날의 칼”이라고 지적했다. 아이다 다쿠지 CA 이코노미스트는 “정부가 지출을 중단하고 일본은행이 통화 긴축을 시작하면 일본은 다시 디플레이션 어둠에 휩싸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일본의 2분기 경제성장률이 공개되기 전 국제통화기금(IMF)이 내놓은 연간 전망치는 1.8%다.
이날 엔·달러 환율은 장중 한때 심리적 지지선인 145엔을 돌파했다. 일본 재무성이 2조8400억엔 상당의 엔화 매입 조치를 통해 환율을 방어한 작년 9월 수준에 근접한 것이다. 당시 일본 정부의 외환시장 개입은 1998년 이후 사상 처음일 정도로 이례적이란 평가를 받았다.
이현일/김리안 기자 hiune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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