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이 아니라 서울이 세계의 새로운 미술 수도(SeoulNot Hong KongIs the Newest Art Capital of the World)다.”
미국 유력 경제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년 전 이런 제목의 기사를 냈다. 서울이 뉴욕 런던 파리 등 전 세계 ‘미술의 고향’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만한 위치에 섰다고 WSJ가 판단한 이유는 딱 하나. 세계 양대 아트페어(미술품 장터)인 ‘프리즈’가 아시아 첫 진출 지역으로 서울을 콕 집어서다. 국내 최대 아트페어인 ‘한국국제아트페어(KIAF)’와 함께 연 이 행사에 미국 가고시안 등 세계적인 갤러리는 물론 미술시장의 ‘큰손’들이 총출동하면서 WSJ의 분석이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했다.
다음달 6~9일 세계 미술계의 눈이 다시 한 번 서울로 쏠린다. ‘프리즈 서울-KIAF’(KIAF는 10일까지)가 작년에 이어 삼성동 코엑스에서 또다시 열리기 때문이다. 국내 미술관과 갤러리들은 서울행(行) 비행기에 오르는 귀빈들을 맞이하기 위해 ‘국가대표급’ 작가들의 전시를 준비하고 있고, 서울시도 도심 곳곳에서 ‘미술 축제’를 계획하고 있다.
서울시립미술관은 다음달 21일 개막하는 ‘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를 앞당겨서 4일 주요 작품을 미리 공개한다. 서울공예박물관도 9월 8일 기획전시 ‘공+예 다이얼로그’ 개막에 앞서 7일 분청사기 도예가 이강효의 퍼포먼스를 진행한다.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는 축제 기간에 아예 얼굴을 바꾼다. 이달 31일 ‘서울라이트 DDP 2023 가을’을 열고, 길이 222m에 달하는 외벽을 무대 삼아 프랑스 출신의 세계적인 미디어아트 거장 미구엘 슈발리에의 신작을 공개한다. 다음달 10일까지 매일 오후 8~10시에 감상할 수 있다.
서울에 오는 해외 컬렉터를 사로잡기 위해 국내 대표 예술가들을 ‘간판’으로 내세운 곳도 많다. 국립현대미술관과 갤러리현대는 1970~1980년대 한국 실험미술을 이끈 거장 김구림과 성능경의 전시를 각각 준비하고 있다. 국내 최고 사립미술관인 리움미술관도 7일부터 베니스 비엔날레 등에서 인정받은 설치미술가 강서경의 전시를 연다.
갤러리들이 모여 있는 한남·청담·삼청동은 전 세계 예술가와 큐레이터들이 어울리는 ‘교류의 장’이 된다. 프리즈 서울 주최 측이 직접 여는 ‘한남·청담·삼청동 나이트’를 통해서다. 평소 오후 6시에 닫히는 갤러리들의 문은 이 기간 밤늦도록 닫히지 않는다. 최경주 서울시 문화본부장은 “프리즈 서울-KIAF는 시민들에게 수준 높은 미술품을 마음껏 즐길 수 있는 행사이자 예술가들에게는 해외 진출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했다.
이선아/최해련 기자 su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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