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과는 또 다른 '인간 신영숙' 보여드릴게요" [인터뷰+]

입력 2023-08-16 08:00   수정 2023-08-16 09:31


굵직한 경력, 뛰어난 연기력과 압도적인 가창력으로 '뮤지컬계 마마님'이라 불리는 신영숙이 다양한 넘버의 감동을 한 데 모아 선물한다. 콘서트 '친절한 영숙씨'를 통해서다.

신영숙은 오는 18~19일 서울 강서구 LG아트센터 서울에서 단독 콘서트를 개최한다.

그가 콘서트를 여는 건 2019년 20주년 기념 공연 이후 무려 4년 만이다. 신영숙은 "올 초 샘컴퍼니라는 소속사에 새롭게 둥지를 틀었다. '새로운 도약을 위해 멋있게 콘서트를 열자'라고 의견이 모여 기획하게 됐다"고 말했다.

콘서트 장소는 지난해 마곡에서 새로 문을 연 LG아트센터다. 신영숙은 "LG아트센터에서 하는 콘서트는 이번이 처음"이라면서 "연극 '파우스트'를 보러 갔을 때 3층까지 꽉 차 있는 객석을 보고 '내가 여기서 콘서트를 한다고?'라는 생각이 들었다. 설렘과 긴장 등 여러 감정을 느끼면서 '파우스트'를 봤다. 조마조마하면서도 감사하게 준비하고 있다"며 웃었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여는 첫 콘서트라서 더욱 감회가 남다르다는 신영숙이었다. 그는 "코로나가 이렇게 길어질 줄 몰랐다. 팬 분들을 만나는 게 나의 삶의 원동력이라서 속상했다. 어려운 시기를 다 겪고 난 뒤에 다시 팬들과 직접 소통할 수 있는 콘서트를 한다고 생각하니 감격스럽다"고 털어놨다.

영화 '친절한 금자씨'를 패러디한 공연 포스터가 눈길을 끈다. 그 안에 적힌 '받은 만큼 드릴게요'라는 문구도 인상적이다. 신영숙은 "여러 면에서 나와 잘 어울린다. 나를 잘 모르는 분들은 '레베카' 속 댄버스를 떠올리며 뒷걸음질 치기도 하는데 평상시 성격을 보면 유머러스하고 유쾌하다. 그래서 팬분들은 콘서트를 한다고 하면 늘 웃음도 기대한다. 다채로운 모습을 보여드리겠다는 의미로 콘셉트를 잡아 봤다"고 설명했다.


다양한 작품의 넘버들을 소화한 '뮤지컬계 대모'답게 콘서트는 알찬 세트리스트로 벌써 팬들을 설레게 하고 있다. '레베카'의 '레베카'는 물론, 2010년 뮤지컬 배우 신영숙을 세상에 알린 '모차르트'의 '황금별', '맘마미아'의 '더 위너 테이크스 잇 올(the winner takes it all)' 등 신영숙의 대표 넘버는 물론 헨델 오페라 리날도 '울게하소서', '시카고'의 '올 댓 재즈(All that jazz)', '영웅'의 '장부가'까지 선보인다.

신영숙은 "새로 도전하는 곡이 많다"면서 "내 대표 넘버들과 함께 평소 안 보여드렸던 모습까지 다양하게 보여드리려고 했다"고 전했다.

특히 눈에 띄는 건 남자 배역이 부르는 곡이 포함됐다는 것. 신영숙은 "팬들의 기대를 충족시켜드리고 싶은 마음에 내게 바라는 것들을 찾아봤는데 남자 넘버를 불러달라는 의견이 많더라. 그래서 남자 넘버들을 넣었다"고 설명했다.

가장 자신 있는 곡도 '장부가'라고 했다. 그 이유에 대해 "노래가 너무 좋다. 부를 때마다 눈물이 절로 난다. 한국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곡이라 마음이 찢어진다"고 했다. 그러면서 "어떤 의상을 입고 노래할지 기대해주시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준비 과정에 관해 묻자 "원곡에 충실하려고 했다. 그 와중에 키의 변화가 있기 때문에 감성적인 차이도 있을 거다. 남자 배역의 곡이 도전적이고 진취적인데 그런 게 내 성격과 잘 맞았다. 노래를 부르는데 정서가 꽤 잘 붙었다. 아마 색다른 매력이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초호화 스태프들도 함께한다. 신영숙은 "내 인생의 내비게이션 같은 존재인 유희성 감독께 연출을 부탁했는데 흔쾌히 수락해주셨다. 장소영 음악감독, 권도경 음향감독, 서숙진 디자이너, 오세혁 작가 등 다들 바쁜데 선뜻 도와주겠다고 하더라. 평소에 은혜를 갚는 '친절한 영숙이'가 되어야겠다고 생각했다"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무엇보다 '인간 신영숙'을 보여줄 수 있는 자리라는 점에서 기대가 크다고 했다. "공연은 캐릭터로 관객을 만나는데 콘서트는 신영숙으로 관객들을 만나잖아요. 처음부터 끝까지 제 모습을 보여드리고, 팬들과 자유롭게 대화를 나눌 수 있어서 참 좋더라고요. 신영숙을 좋아해 주시고 기대해 주시는 분들이 오는 거라서 책임감도 막중하고요."

그는 "콘서트를 하고 나면 배우로서도 굉장히 많이 성장하는 것 같다. 4년 전에도 '내가 이렇게 사랑받는 존재구나', '내가 이렇게 해낼 수 있구나'라면서 동기부여가 많이 됐다"면서 "관객들이 귀 호강하고, 많이 웃고, 만족감을 안고 돌아가게 하는 게 목표다. 부끄럽지 않은 시간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기대하셔도 좋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신영숙은 자신을 "천천히 가는 배우"라고 평가했다. 대학에서 성악을 전공한 그는 1999년 뮤지컬 '명성황후' 앙상블로 데뷔했다. 이후 서울예술단 소속으로 무려 7년 8개월을 활동하며 앙상블에서 조연으로, 조연에서 주연으로 나아갔다. 누군가는 '무명'이라 말하는 시간을 신영숙은 "너무 재밌고 많은 걸 공부한 때"라고 기억했다.

신영숙은 "서울예술단에서 앙상블을 많이 했다"면서 "그 안에서 배웠던 많은 것들이 엄청난 자양분이 됐다. 인지도 때문에 좌절하는 힘든 경험도 많았지만 울고 좌절한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지금의 내가 있는 것"이라고 했다. 그래서일까. 현재 그의 뿌리는 그 누구보다 단단하다. "뮤지컬은 제 전부예요. 빈틈이 참 많은데 유일하게 잘 해보고 싶은 것, 큰 실수 없이 해내고 싶은 게 뮤지컬이거든요."

지금껏 그래왔듯 신영숙은 앞으로도 계속 달려 나갈 예정이다. "뮤지컬을 시작하고 몇 개월 이상 쉬어본 적이 없다"는 그는 내년 1월까지 '맘마미아'를 소화하는 가운데 이달 '레베카'에도 합류한다. '레베카'는 2013년 초연 때부터 10주년인 올해까지 무려 일곱 시즌을 내리 출연한다. 신영숙은 "지금까지 한 번도 빠지지 않은 댄버스로서 그의 깊이와 내공, 아픈 경험을 다 넣어서 멋진 공연을 보여드리려고 각오를 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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