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최근 5년간 개봉한 국내 영화 가운데 관객 수를 부풀려 박스오피스 순위를 조작한 혐의로 300편이 넘는 영화의 관계자들을 검찰에 넘겼다. 여기에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주인공으로 한 다큐멘터리 '그대가 조국'도 포함됐다.
서울경찰청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는 지난 14일 CGV·롯데시네마·메가박스 등 멀티플렉스 3개사와 배급사 24개 업체 관계자 69명을 업무방해 혐의로 검찰에 불구속 송치했다고 16일 밝혔다.
이들은 2018년 3월부터 올 6월까지 박스오피스 순위를 높이기 위해 특정 시간대가 전석 매진된 것처럼 발권 정보를 허위로 입력해 영화진흥위원회의 통합전산망 운영 업무를 방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러한 방식으로 조작한 영화는 총 323편으로, 뻥튀기한 관객 수는 267만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앞서 경찰은 지난 6월 조 전 장관이 출연한 다큐멘터리 영화 '그대가 조국' 등 영화 4편에 대한 순위 조작 의혹이 제기되자 관련 수사 범위를 확대해왔다. '그대가 조국'은 지난해 5월 개봉 이후 2주 만에 누적관객수 30만 명을 돌파, 총 33만 명의 관객을 동원했으나 심야·새벽 시간에 상영된 577회 중 199회가 매진되면서 관객 수를 부풀린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경찰은 국내 개봉한 영화 462편, 배급사 98개사를 수사 대상에 올리고 입장권 발권 기록 등을 분석했다. 지난 6월 13일 CGV·롯데시네마·메가박스 등 영화관 3곳과 롯데엔터테인먼트·쇼박스·키다리스튜디오 등 배급사 3곳을 압수수색하기도 했다.
경찰은 '비상선언', '뜨거운 피', '비와 당신의 이야기', '그대가 조국' 등의 관객 수가 부풀려진 사실을 확인하고 배급사 관계자 등을 검찰에 넘겼다.
아울러 제재 규정이 미비하다는 점을 들어 문화체육관광부 및 영화진흥위원회에 제도 개선을 건의할 예정이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