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온이 2025년까지 1조5000억원을 투입해 국내 생산 거점인 충남 서산에 세 번째 배터리 공장을 짓는다. 이 회사가 국내 투자에 나서는 것은 2018년 이후 5년 만이다. 주요 납품처인 현대자동차가 울산에 새로 짓는 전기차 공장에 배터리를 공급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SK온은 16일 충청남도 및 서산시와 충남도청에서 투자협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SK온은 충남 서산 오토밸리 내 4만4125㎡(1만3348평) 규모로 제 3공장을 증설한다. 투자액은 1조5000억원이다. 회사 관계자는 "SK온의 국내 투자 가운데 최대 규모"라고 말했다. 충청남도와 서산시는 인·허가를 비롯한 행정 및 재정적 지원을 약속했다.
3공장은 오는 2025년 가동을 시작할 예정이다. 최대 생산능력은 연 14GWh다. 기존 1·2공장도 순차적으로 설비 교체, 라인 개선 작업 등을 거쳐 2028년까지 생산능력을 현재 합산 연 5GWh에서 6GWh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SK온의 국내 총 생산능력은 연 약 20GWh로 늘어난다. 전기차 약 28만 대 분량이다. 현재 5GWh의 네 배다. 회사 관계자는 "서산공장이 가동을 시작한지 11년 만에 생산규모가 100배 이상 늘게 됐다"며 "3공장에는 스마트팩토리를 구현하고 기존 라인 대비 생산 속도를 30% 넘게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서산공장은 SK온의 국내 유일 생산기지다. 2012년 200MWh(0.2GWh) 규모로 첫 생산을 시작했다. 이후 2018년까지 네 차례 증설을 거쳐 현재 생산능력이 5GWh까지 늘었다.
헝가리, 미국 등 해외 투자에 주력해온 SK온이 서산공장 증설에 나선 것은 현대차의 국내 전기차 공장 설립에 발맞춘 행보로 풀이된다.
현대차는 다음달 울산공장 내 전기차 신공장 건축 공사를 시작한다. 29년 만에 국내에 짓는 새 완성차 공장이다. 이곳에서 2025년 말부터 본격적으로 전기차를 생산할 계획이다. SK온은 이에 발맞춰 2025년까지 3공장 증설을 마무리하고 현대차에 전기차 배터리를 공급할 것으로 보인다.
지동섭 SK온 사장은 “이번 투자는 국내 배터리 생산 역량을 강화한다는 측면에서 의미 있는 일”이라며 “과감한 투자를 바탕으로 지역경제에 이바지하고,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는 대표 기업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빈난새 기자 binther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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