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KB 금융지주 경영연구소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2년 말 기준으로 반려동물을 키우는 반려인이 무려 1262만명에 달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71%가 강아지를 키우는 것으로 나타나 반려견을 키우는 가정이 크게 늘어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보호자와 끈끈한 유대감을 가지고 감정을 교류하는 강아지는 이제 ‘애완동물’이 아니라 또 하나의 ‘가족’으로 대우받고 있다.
강아지는 보호자의 보살핌 없이는 건강한 반려생활을 누리기 어렵다. 특히 강아지는 다양한 이유로 구토를 한다. 사료나 물을 급하게 먹어도 구토를 하고 다양한 질병이 생겨도 가장 쉽게 드러나는 증상이 구토일 정도이다. 안타까운 마음에 동물병원을 찾는 보호자는 수의사로부터 췌장염이 의심된다는 소견을 한 번 쯤은 들어 봤을 것이다.
췌장의 기능은
췌장은 위와 십이지장 사이에 위치한 옥수수 모양의 기관이다. 아주 작은 장기이지만 하는 일은 작지 않다. 인슐린을 생성해 혈당과 포도당의 수치를 조절하고 췌액을 십이지장으로 보내 음식물의 소화를 돕는 효소를 분비하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췌장에 염증이 생기는 것을 췌장염이라고 한다.
췌장질환은 왜 생기는 것일까
인터넷을 통해 췌장염에 대해 알아본 보호자들은 사람이 먹는 기름진 음식을 강아지가 먹게 되면 췌장염이 생긴다고 알고 있다. 그래서 처음부터 저지방식을 고집하는 보호자도 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수의학적으로 이것은 반만 맞는 이야기다. 고지방으로 인한 췌장염의 발생은 다양한 원인 중 하나일 뿐 필수적인 요소는 아니다. 실제로 사람이 먹는 치킨이나 족발, 기름이 많은 소고기나 돼지고기 등을 자주 먹는 강아지도 췌장염이 발생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
수의학적으로 췌장염의 원인을 꼽아보면 다음과 같다. 저탄고지의 식단, 혈액 내 지방이 과잉되는 지방혈증, 혈액 내 칼슘 농도가 높아지는 고칼슘혈증, 약물 혹은 독성 물질에 의한 중독증상, 세균이나 바이러스에 의한 감염, 혈류량이 부족한 저혈량성, 이 밖에도 비만, 종양, 기생충 등을 원인으로 추정하고 있다. 마지막으로는 유전적인 요인으로 인해 발생하는 췌장염이다. 췌장염이 자주 발생하는 견종으로는 슈나우저나 코카스파니엘 등으로 알려져 있다.
강아지 췌장염의 증상은
강아지의 췌장염은 급성과 만성으로 구분할 수 있다. 급성 췌장염의 경우 중독, 세균, 바이러스 등 외부요소가 췌액 분비 기관에 작용해 소화효소의 활성화를 일으키면서 발생한다. 과도하게 분비된 소화효소는 췌장 및 췌장의 주변 조직을 공격하게 된다. 이러한 결과, 다발성 장기부전과 파종성 혈관 내 응고 증상이 발생하면 강아지의 생명이 위험할 수 있다. 만성 췌장염은 천천히 장기간 진행되는 것이 특징이다. 일정 수준 이상 췌장의 기능이 상실되기 전에는 별다른 증상을 보이지 않으며, 어느 정도 만성 췌장염이 진행되면 구토, 식욕저하, 설사, 발열, 복통 등의 증상을 보이게 된다. 만성췌장염으로 인해 한번 망가진 췌장은 다시 회복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조기발견 및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강아지 췌장염의 진단 방법은
일반적으로 췌장염이 진행된 강아지는 복통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강아지가 웅크린 자세에서 신음소리를 낸다거나 배를 만질 때 예민해지는 복통 증상이 있다면 동물병원을 방문하여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동물병원에서는 췌장염 키트 검사 및 혈액검사와 영상검사를 통해 정확한 질병을 판단한다. 혈액검사를 통해 췌장 리파아제, 혈청 리파아제, 혈청 아밀라아제 수치 등을 확인해 췌장의 이상여부를 판단한다. 이후 방사선(x-ray, CT)과 초음파를 이용한 영상학적 검사를 실시해 췌장의 크기와 색상, 활동성 등을 확인한다.
강아지 췌장염의 치료와 관리방법
강아지 췌장염의 치료는 상태와 정도에 따라 달라진다. 다행히 초기에 발견했다면 저지방 식단 처방이나 통증 관리를 위한 약물치료, 탈수를 막기 위한 수액처방을 통해 관리할 수 있다. 하지만 상태가 심각하다면 입원치료가 필요하다.
입원치료의 경우 우선 췌장의 활동을 쉬고 소화효소를 억제하기 위해 물과 사료의 단식을 실시한다. 보통 12~24시간 정도의 단식을 실시하면서 강아지의 상태를 확인한다. 단식 후 상태가 호전된다면 저지방 처방사료를 조금씩 먹이면서 음식에 적응하고 췌장의 활동에 부담이 되지 않도록 관리한다.
다음으로 진행하는 치료는 약물치료다. 통증과 염증을 줄이고 구토를 예방하는 목적이다. 만약 세균이나 바이러스에 의한 감염으로 췌장염이 발생했다면 항생제 처방을 하기도 한다. 췌장염이 나아지지 않고 증상이 나빠진다면 수액처방을 통해 탈수를 예방하고 장기에 부담을 덜어주는 처방을 한다. 췌장염으로 인한 탈수는 건강상태를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수액처방은 매우 신중하고 세심하게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 수액 이외에는 혈장수혈을 하기도 하는데 이는 췌장염으로 인한 혈액 내 단백질 손실을 보충하기 위한 처방이다. 내과적 처방으로 효과를 보지 못하고 강아지의 상태가 심각해지면 췌장에서 손상된 부위를 제거하고 종양이나 막힌 곳을 뚫기 위해 외과적 수술을 하기도 한다.
췌장염 관리를 위해 보호자가 주의해야 할 사항
췌장염의 치료는 완치보다는 관리에 초점을 두고 치료 계획을 세우는 것이 일반적이다. 증상이 호전된다고 해도 재발 가능성이 높고 이미 만성 췌장염으로 발전한 경우 완치가 어렵기 때문에 정기적인 검사와 관리를 통해 강아지의 건강한 반려생활을 돕는데 목적을 두고 중장기적인 치료계획을 세운다.
보호자는 지방과 칼로리가 높은 식단과 간식을 제한하고 저지방 처방사료를 선택해야 한다. 갑작스러운 식단의 변화는 췌장에 부담이 될 수 있으므로 사료를 바꾸거나 새로운 간식을 줄 때는 신중을 기해야 한다. 특히 영양제나 반려동물용 의약품을 먹여야 한다면 반드시 수의사와 상의해야 한다. 코르티코스테로이드와 같은 일부 약물은 췌장염에 치명적인 악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방송에서 자주 다루는 반려생활의 문제 중 하나가 반려견의 비만 문제이다. 사랑하는 강아지에게 무엇이든 해 주고 싶은 보호자의 마음은 이해 할 수 있지만 무계획적으로 간식을 주거나 운동과 산책을 소홀히 하면 강아지는 금방 비만에 빠질 수 있다. 강아지도 사람과 마찬가지로 비만은 만병의 근원이다. 자주 체중을 재면서 몸무게의 변화를 관찰하고 하루에 1~2시간 이상의 규칙적인 산책과 운동을 실시해야만 건강한 반려생활을 유지할 수 있다. 또한 언제든 췌장염이 재발할 수 있기 때문에 수의사와 상의 후 정기적인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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