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임시국회 첫날부터 파행…잼버리 책임 놓고 '네 탓 공방'

입력 2023-08-17 02:17   수정 2023-08-17 02:18

8월 임시국회가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사태 책임을 둘러싼 여야의 ‘네 탓 공방’으로 첫날부터 파행했다. 여야 갈등 속 국회가 멈춰서면서 오송 지하차도 침수 사건 등 국민 안전과 직결된 민생 법안 처리에도 차질이 생겼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는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만 참석한 채 16일 오전 개의 후 26분 만에 끝났다. 잼버리 대회 집행위원장인 민주당 소속 김관영 전북지사 출석 여부를 둘러싸고 여야가 대치한 탓이다. 국민의힘은 잼버리 파행의 주된 책임이 김 지사에게 있다며 전체회의 출석을 요구했지만 야당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자 집단으로 불참했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과 김영환 충북지사, 윤희근 경찰청장도 회의장에 나오지 않았다.

여야는 회의 후 기자회견을 통해 서로를 비난하며 장외 설전을 이어갔다. 국민의힘 행안위원들은 “김 지사의 출석을 거부한 민주당의 몽니로 전체회의가 사실상 무산됐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행안위원들은 맞불 기자회견을 열어 “잼버리 사태 책임을 전가하기 위해 여당이 김 지사 출석 생떼를 부리고 있다”고 반박했다.

고(故) 채수근 상병 사망사건 및 수사 외압 의혹과 관련한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 역시 민주당 요구로 오전에 열렸지만, 국민의힘 의원들이 불참하면서 개의 40여 분 만에 산회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여야 간사 간 협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이유로 회의장에 나오지 않았다. 이종섭 국방부 장관 등 군 관계자들도 불출석했다.

국민의힘 국방위원들은 민주당의 단독 회의 소집에 대해 입장문을 내고 “국회의 오랜 전통인 여야 합의 정신을 무참히 짓밟은 반(反)국회 세력의 폭거이자 다수 의석을 앞세운 민주당식 독재”라고 비판했다. 민주당 국방위원들은 회의에서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여당 의원들의 불참을 규탄하면서 “채 상병 사건을 수사하던 해병대 전 수사단장이 항명 혐의로 입건된 것은 수사 외압이자 진실 은폐 시도”라고 주장했다.

본회의, 회기 종료일 등 임시국회 일정을 두고도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 체포동의안 표결 문제와 맞물려 신경전이 길어지고 있다. 국민의힘은 오는 23일과 31일 본회의를 두 차례 열어야 한다는 입장이나 민주당은 이 대표 관련 ‘방탄 논란’을 우려해 회기를 길게 이어가는 데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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