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IST(울산과학기술원)는 백종범 에너지화학공학과 교수 연구팀이 테프론과 흑연을 반응시켜 불화탄소를 안전하고 손쉽게 합성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했다고 17일 밝혔다.
불화탄소는 강한 결합 에너지로 흑연 전극보다 우수한 전기화학적 안정성을 갖고 있다. 하지만 불화탄소를 제작하는 데 필요한 불소가스와 불산 같은 화합물은 높은 반응성과 부식성 때문에 매우 위험한 화합물로 꼽힌다.
연구팀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모든 원소가 불소로 이뤄진 테프론을 활용했다. 프라이팬의 코팅 재료로도 사용되는 테프론은 대기 중에서 안정적이고, 먹어도 인체에 무해한 고분자화합물이다. 연구팀은 실험을 통해 테프론이 버틸 수 있는 힘보다 더 강한 에너지를 받으면 분자 사슬이 끊어지면서 ‘라디칼 형성 반응’이 일어나는 것을 확인했다.
라디칼 형성반응은 분자나 원자의 전자가 홀전자를 지닌 형태로 반응성이 크게 증가하는 특성이 있다. 연구팀은 이 과정에서 생성된 분자복합체가 흑연과 반응해 표면과 가장자리에 붙게 되면서 불화탄소가 만들어지는 것을 다양한 분석법을 통해 증명했다.
이렇게 제조된 불화탄소는 흑연보다 우수한 저장 용량과 전기화학적 안정성을 보였다. 50㎃/g의 저속 충전 시 2.5배 높은 저장 용량을 보였다. 1만㎃/g의 높은 충전 속도에서는 흑연보다 10배까지 높은 저장 용량을 확인했다.
논문 제1 저자인 장부재 연구원은 “불화탄소로 2차전지뿐 아니라 다양한 전자기기의 전극재료에도 응용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백 교수는 “고체상 반응에 대한 원리를 잘 규명한다면 기존에 만들지 못한 새로운 소재들을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울산=하인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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