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탄소세 '워밍업'…"10월부터 배출량 보고 의무화"

입력 2023-08-18 15:40   수정 2023-08-19 0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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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EU)이 탄소국경세를 본격적으로 시행하기 전에 의무화하는 탄소배출량 보고에 대한 세부안을 확정했다.

EU 집행위원회는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전환기에 적용하는 규정 확정안을 17일(현지시간) 발표했다. EU가 CBAM에 따라 탄소국경세를 부과하는 2026년 이전에 적용할 한시적 방침이다. 철강·알루미늄·비료·전기·시멘트·수소제품 등 6개 품목에 대해 탄소배출량 보고를 의무화하는 내용이 골자로 올해 10월부터 2025년 말까지 적용된다.

6가지 탄소 집약적 제품을 수출하는 역외 기업은 오는 10월 1일부터 기한 내에 탄소배출량을 보고하지 않으면 t당 10~50유로의 벌금을 내야 한다. 역외 제3국이 쓰던 기존 탄소배출량 산정 방식을 일정 기간 용인하는 대신 의무적으로 기록을 제출하도록 했다. 6개 품목을 수입하는 업체는 내년 1월 31일까지 탄소배출량에 대한 첫 번째 보고서를 공개해야 한다.

집행위는 “역내외 거래자는 전환기에는 수입품에 포함된 배출량만 보고하면 된다”며 “2026년까지 집행위는 CBAM을 최종적으로 미세 조정할 수 있고, 기업들은 준비 기간을 확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후 싱크탱크 E3G의 도미엔 반게네흐텐은 “전환기에 부과될 벌금은 수입업체들이 배출량을 보고하도록 하기 위해 설정한 것”이라며 “CBAM이 시행되면 훨씬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EU는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2021년 7월 세계 최초로 CBAM을 고안했다. 기업이 제조 과정에서 EU의 기준치를 넘는 탄소를 배출할 경우 배출권(CBAM 인증서)을 구매해야 하기 때문에 관세의 일종으로 보고 통상 탄소국경세라 부른다. 제도 공개 당시 탄소배출량이 많은 인도, 브라질 등은 “세계무역기구(WTO) 규칙을 위반했다”며 크게 반발했다. 세계의 반발이 계속되자 유럽은 거의 2년 만인 올해 4월 도입을 확정했다. 하지만 미국은 지난해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내놓으며 ‘기후대응 헤게모니’를 선점했다. 미국이 IRA를 통해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동시에 자국의 청정기술 산업을 육성하기로 하자 그간 지지부진하던 유럽도 총력 대응에 나서는 모양새가 됐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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