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고객이 주문한 음식을 대부분 먹어놓고 '파리'가 나왔다며 환불을 요구했다는 자영업자의 사연이 알려졌다. 파리가 나온 사진을 요청하자 어설픈 합성 사진이 돌아왔다는 자영업자는 황당함을 감추지 못했다.
지난 19일 자영업자들이 모인 네이버 카페 '아프니까 사장이다'에는 최근 합성 사진을 보내오며 결제 취소 요청을 받았다는 자영업자 A씨의 글이 올라왔다. 피자·파스타 가게를 하고 있다는 A씨는 "어떡하면 좋을까요"라고 말문을 열었다.
A씨에 따르면 그는 지난 18일 오후 배달앱을 통해 파스타 3개와 피자 2판 등을 주문받았다. 이후 오후 6시40분께 배달을 완료했다. 그런데 자정이 넘은 시각에 돌연 음식에서 벌레가 나왔다는 이유로 해당 주문에 대한 취소 요청이 접수됐다.
음식을 받고 한참이 지난 뒤 결제 취소 요청이 접수된 상황이 의심스러웠던 A씨는 음식을 회수하려고 했다. 하지만 막상 음식을 돌려받고 보니 대부분 먹은 상태였으며, 나왔다는 벌레도 발견할 수 없었다고 했다.
A씨는 "(고객이) 아이들 먹일 거라 벌레를 보고 바로 치워놨다고 했는데 회수하고 보니 파스타 3개는 온데간데없고 벌레가 나왔다는 피자는 거의 먹은 상태였다"며 "벌레를 피자 안에 넣어 놨다고 하는데 도저히 보이지 않았다"고 했다.
A씨는 배달앱 고객센터를 통해 고객에게 벌레 사진을 요구했지만 거절 당했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고객과 연락이 닿은 A씨는 '벌레를 촬영해둔 사진이 있냐'고 물었고, 고객은 사진 한 장을 보내왔다.
사진을 받아본 A씨는 황당함을 감출 수 없었다. 바로 파리 사진을 피자 위에 합성한 사진이었던 것이다. 그런데도 A씨는 추가 피해를 입을 것을 우려해 그냥 넘어가려고 했지만, 고객은 배달앱에 똑같은 사진을 첨부하며 "먹지 않아 맛은 모름. 비위생적임. 추천 안 함"이라는 후기와 별점 1개를 남겼다.
분노한 A씨는 고객에게 "가만히 있지 않겠다"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그러자 이 리뷰는 삭제됐다. 네티즌들은 "역대급 배민 진상", "명백한 사기 행위", "공짜로 먹으려고 합성까지 하나" 등의 반응을 보였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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