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윤석열 정부가 '국가 폭력'을 자행하고 있다고 비난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향해 "본인 수사 과정에서 몇분이나 돌아가셨는지 한 번만 생각해보라"고 말했다.
한 장관은 21일 오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참석하기 전 취재진이 이 대표의 발언에 대한 입장을 묻자 이렇게 말했다. 또 한 장관은 이 대표가 변호사 시절 조카의 살인 범행을 '데이트 폭력'이라고 지칭한 것을 겨냥해 "본인이 데이트폭력이라고 하면서 변호했던 흉악범 피해를 한 번이라도 생각해본다면 폭력이라는 단어를 가지고 뜬금없이 저런 말을 만들어낼 것 같지 않다"고 했다.
한 장관은 민형배 의원 등 민주당 친명계를 중심으로 이 대표의 체포동의안 표결 거부(보이콧)가 거론되는 데 대해서도 맹비난했다. 그는 "이 대표는 본인이 피의자고, 본인 사건이니까 그렇다 쳐도 공당인 민주당이 저러는 건 부끄러움을 모르는 것"이라며 "민주당에서 어제 얘기한 (회의장에) 다 들어갔다가 퇴장하는 건 지금까지 네 번 했던 방탄보다 더 저질 방탄"이라고 했다.
'청담동 술자리 의혹'을 제기했다가 본인으로부터 소송을 당한 김의겸 민주당 의원이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빨리 (재판의) 결론이 날 수 있도록 한 장관께서 힘 좀 써주시길 부탁드린다"고 한 데 대해선 "제가 유머를 좋아하는데, 유머의 세계에서는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한 농담은 농담이 아니라 그냥 나쁜 짓이라는 공통적 룰이 있다"며 "김 의원은 정치판에서 거짓말을 치다가 망신당하고 예능판에 가서 그러시는 것 같은데, 민주당이 거기에 동참하고 있고 사과 안 하고 있다는 게 문제"라고 했다.
법사위 회의에서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되는 '사법입원제'에 대해선 "미국 등 사법 선진국 대부분이 보유하고 있는 제도다. 예전에 누가 그랬다시피 자기 아는 인척을 그냥 정신병원에 가두는 그런 제도가 아니다"라고 했다. 이 역시 이 대표의 친형 강제 입원 의혹을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한 장관은 "지나가는 사람 잡아두겠다는 게 아니고 적시에 치료가 필요한 사람에 대해 국가가 대신 결정해주되, 사법 시스템으로 결정하자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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