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과학고에서 백강현 군이 학교폭력을 당하는 것을 알고도 방치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백강현 군은 지능지수(IQ) 204를 기록해 '천재 소년'이라 불리며 올해 초 서울과학고에 합격했다.
21일 강현 군의 아버지 백씨는 SNS에 서울과학고에서 지속적인 따돌림을 당했고, 학교와 선생님들은 이를 알면서도 방치했다고 했다. 백씨에 따르면 강현 군은 지난 5월부터 학교폭력을 지속해서 당해왔다. 백 씨는 "강현이에게 '네가 이 학교에 있는 것은 사람들을 기만하는 것'이란 말을 1주일에 2~3번씩 지속해서 했다"며 "아이가 웃음을 잃고 우울해졌다"고 말했다.
조별 과제를 할 때는 '강현이가 있으면 한 사람이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 '그 조는 망했다고 봐야 한다'며 깔깔거리며 웃었고 이 때문에 강현 군이 조별 과제를 할 때마다 비참한 심정을 느꼈다고도 했다. 서울과학고 학생들은 인터넷 커뮤니티에 강현 군을 조롱하는 게시글도 작성했다. 백씨는 "그렇게 밝았던 아이가 힐끗힐끗 곁눈질하고 말도 더듬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학폭위원회 소집을 요청하고, 경차 사이버 수사대에 고발하려 하자 학교에서는 '강현이가 계속 학교에 다니기 위해서는 경찰 사이버 수사대 고발을 안 하는 것이 좋겠다'고 설득했다고 한다. 백씨는 "가해자와 분리 조치도 없었다"며 "조별 과제를 할 때 특별한 대책을 강구해주겠다고 약속해 학폭위원회도 없던 일로 마무리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막상 조별 과제 대신 단독 발표를 요구하자 담임교사는 '학교 시스템을 바꿀 수는 없다며 강현이가 시스템에 맞춰라.'라고 나왔다고 했다. 백 씨는 "강현이가 형들이 끼워주지 않아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고 했지만, 그것을 견디는 것도 과정의 하나라고 했다"며 "약속해준 어떤 대책에 대해 논의나 한번 한 적이 있냐"고 물었다.
그는 서울과학고를 다니면서 강현 군이 사실상 아동학대를 당했다고도 했다. 백 씨는 "버티지 못하면 나가라는 식의 학교 시스템만 강조한다면 애초에 왜 10살 아이를 선발했냐"며 "이렇게 대책도 없이 버리면 한 아이의 장래는 어떡하냐"고 지적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