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 문을 연 슈프림 도산은 많은 인파가 몰릴 것에 대비해 온라인으로 사전 예약을 받았다. 그런데도 예약 페이지가 열린 뒤 순식간에 예약이 마감되면서 문 열기 전부터 긴 줄(사진)이 늘어섰다.
슈프림은 1994년 미국 뉴욕 맨해튼에서 시작된 ‘길거리 패션’ 브랜드다. 제임스 제비아가 스케이트 보더들을 위한 패션 브랜드를 표방하며 창립했다. 철저히 비주류를 추구하며 정체성을 구축해 ‘뒷골목의 샤넬’이라고도 불린다.
슈프림은 영역을 넘나드는 컬래버레이션(협업)으로도 유명하다. 나이키, 라코스테 등 패션 브랜드는 물론 루이비통 등 명품과도 협업한다. 옷과 신발뿐 아니라 벽돌, 도끼, 지하철 카드 등 기상천외한 컬래버레이션 제품을 내놨는데, 이런 제품들도 출시되자마자 완판된다. ‘슈프림 로고만 있으면 뭐든지 팔린다’는 말이 패션업계에서 회자할 정도다.
패션업계에선 특히 신제품을 매주 목요일 소량씩 발매하는 마케팅 전략이 주목 대상이다. 이른바 ‘드롭’ 마케팅으로, 브랜드의 희소성을 높이려는 의도다. 제품이 출시되는 ‘드롭데이’마다 세계 오프라인 매장에 오픈런 행렬이 이어지는 등 치열한 경쟁이 펼쳐진다. 슈프림이 매장 수를 적극적으로 늘리지 않는 것도 희소성을 유지하려는 목적이다.
제품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인 만큼 리셀가도 비싸게 형성된다. 대표 제품 중 하나인 박스로고 티셔츠는 발매가가 40~50달러(약 5만3000~6만7000원) 수준이지만, 리셀 플랫폼에서는 20만원 넘는 가격에 거래되기도 한다.
슈프림은 이번 서울 매장 개장을 기념해 무궁화 사진이 인쇄된 한정판 티셔츠를 출시했다. 정가 7만원대의 이 셔츠는 리셀 플랫폼에 30만원 가까운 가격에 올라와 있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그동안은 해외에 직접 가거나 리셀로만 제품을 살 수 있어 리셀가가 무섭게 치솟았는데, 이제 공식 판매 채널이 생겼기 때문에 가격이 이전보다는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양지윤 기자 y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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