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회장이 2021년 내세운 비전 2030은 2030년에 그룹 매출 40조원을 달성하겠다는 게 핵심 목표다. 현대백화점그룹의 지난해 매출은 총 26조원 규모다.
개인 맞춤형 건강기능식품 브랜드 ‘페르소나’를 비롯해 콜라겐 브랜드 ‘바이탈 프로테인’ 등 34개 건기식·메디컬 푸드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네슬레는 헬스케어·바이오 분야를 그룹의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현대백화점그룹이 이번 협약을 성사한 데에는 정 회장의 비전 2030 달성 의지가 강하게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 회장은 2021년 그룹 창립 50주년을 맞아 발표한 비전 2030에서 그룹의 3대 핵심 사업인 유통, 패션, 리빙·인테리어에 뷰티, 헬스케어·바이오, 친환경 등 신수종 사업을 더해 기업가치를 높이겠다고 선언했다.
정 회장이 건기식 분야를 포함한 헬스케어·바이오 시장을 신사업 동력으로 삼은 이유는 성장 가능성이 높아서다.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건기식 시장 규모는 6조1428억원으로 전년(5조6902억원) 대비 7.9% 증가했다. 코로나19 사태로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만큼 시장 성장 속도는 앞으로 더욱 빨라질 것이란 게 업계의 관측이다.
정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도 비전 2030을 재차 언급하며 외부와의 협력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신규 사업 진출 측면에서 다양한 협력을 시도해 새로운 사업 기회를 만들어 나가자”고 했다.
정 회장은 이번 협업을 위해 헬스케어 담당 실무자와 회의하는 등 프로젝트를 주도했다. 특히 이번 협약에는 비전 2030 달성을 위해서는 단순히 외형을 불리는 것보다 근원적 경쟁력을 향상하는 게 더 중요하다는 정 회장의 철학이 반영됐다.
내수 중심 사업 기반인 현대백화점그룹이 세계 유수의 기업과 손잡은 데엔 글로벌 기업의 경영 철학과 노하우를 습득해 그룹 전반의 경쟁력을 한 단계 끌어올리겠다는 계산도 깔려 있다.
현대백화점그룹과 네슬레헬스사이언스는 해외 시장 공략에도 적극적으로 협력할 예정이다. 네슬레헬스사이언스는 글로벌 판매망을 활용해 현대백화점그룹의 건기식 및 헬스케어 솔루션 등의 해외 진출을 도울 계획이다.
현대백화점그룹도 30여 개국에 구축된 해외 네트워크를 활용해 네슬레헬스사이언스의 차세대 소재 발굴과 신시장 개척에 적극 협력할 방침이다. 장호진 현대백화점 사장은 “고객의 생활과 함께하면서 더 나은 가치를 제공한다는 그룹의 사업 방향성에 맞춰 다양한 신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며 “바이오·헬스케어 사업을 본격화해 그룹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고, 사회적 가치 실현에도 더욱 힘을 쏟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경 기자 capital@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