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21일 국무회의에서 ‘2027 충청권 하계유니버시아드 추진 계획’을 심의한 결과 예타를 면제하기로 했다. 대전 세종 충북 충남 등 충청권 4개 시·도가 2027년 공동 개최하는 하계유니버시아드는 지난해 11월 유치가 확정됐다. 충청권 30개 경기장에서 열린다. 이 중 21개를 신축(2개)하거나 개·보수(19개)하는 것을 포함해 5800억원 규모의 사업이 예타를 면제받게 됐다.
이 밖에 우주산업 클러스터 삼각체계 구축 사업 중 인프라 사업(약 8100억원), 우주산업 클러스터 거점센터 사업(약 500억원)도 예타 면제가 확정됐다. 정부는 작년 12월 전남 경남 대전을 우주산업 ‘삼각축’으로 지정하고 관련 연구 인프라 등을 확충하기로 했다.
예타는 사업비가 500억원 이상이면서 국가 재정이 300억원 이상 들어가는 사업의 경제성 정책성 등을 검증하는 제도다. 약 1년간 사업의 타당성을 정밀 검증해 불필요한 재정 누수를 막는 게 제도의 취지다.
‘국가 정책적으로 추진이 필요한 사업’으로 국무회의 의결을 거치면 예타를 면제받을 수 있다. 이 경우 예타 대신 조사 기간이 3개월로 짧은 간이 예타를 거친다. 두 사업 모두 지역균형발전 등을 위해 국가 정책적으로 추진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예타 면제 대상이 됐다.
일각에선 총선을 앞두고 정부가 지방자치단체 숙원 사업에 대해 ‘예타 문턱’을 과도하게 낮춰준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지자체와 지역 정치권이 중앙 정부에 예타를 면제해달라고 압박하고, 정부 역시 지역 표심을 의식해 검증 절차를 느슨하게 풀어준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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