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22일 방기선 기획재정부 1차관을 국무조정실장으로 내정했다. 윤 대통령은 차관급 네 명도 교체했다.
김대기 대통령비서실장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통해 “방 내정자는 정통 경제관료로서 풍부한 정책조정 경험을 갖추고 있어 국무조정실장으로서 국정 현안을 합리적으로 조율하고, 주요 국정과제를 속도감 있게 추진해 나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국무조정실장은 장관급이지만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치지 않는다.
방 내정자는 “국무총리를 보좌해 윤석열 정부의 국정철학이 우리나라 정책에 모두 스며들어 잘 구현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며 “여러 가지 갈등 과제의 원만하고 조화로운 해결 방안을 찾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기재부 1차관으로 일하면서 전기요금 조정, 인구정책, 신성장 전략 등의 업무를 맡아 부처 간 이견을 조율한 바 있다. 이전에는 기재부 정책조정국장, 차관보 등을 지냈다.
방 내정자의 후임(기재부 1차관)은 김병환 대통령실 경제금융비서관이다. 정권 출범 때부터 대통령실 비서관으로 근무해 누구보다 국정철학을 잘 이해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행정안전부 차관에는 고기동 세종시 행정부시장, 행안부 재난안전관리본부장(차관급)에는 이한경 행안부 재난관리실장이 내정됐다. 고 차관은 행정고시 38회 출신으로 다른 행안부 실장급보다 기수가 낮은 편이다. 이 때문에 행안부에선 대대적인 조직 혁신이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한덕수 국무총리가 지난달 말 충북 청주 오송 지하차도 참사 책임을 물어 인사 조치를 건의한 이상래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장은 건의 20여 일 만에 경질됐다. 국토교통부 출신인 김형렬 전 새만금개발청 차장(현 기계설비건설공제조합 이사장)이 후임으로 임명됐다.
윤 대통령이 장관급 두 명과 차관급 네 명을 동시에 교체한 데는 본격적으로 국정 운영 고삐를 죄겠다는 의지가 담겼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날 발표된 장관급 두 명(방문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자, 방기선 국무조정실장 내정자)이 모두 기재부 출신인 것과 관련해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정무적으로 부담이 있었던 건 사실”이라면서도 “윤 대통령이 ‘이제 국정 중심은 경제’라고 정의한 만큼 기재부에서 경제 관련 업무를 오래 한 분들을 모셨다”고 말했다. 또 “앞으로는 부처끼리 연계해야 하는 업무가 많아진다”며 “방 후보자와 방 내정자는 조정 능력이 뛰어난 분들”이라고 설명했다.
개각이 발표되자 일각에서는 여성가족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문화체육관광부 등의 추가 장·차관 인사 가능성도 거론된다. 하지만 이날 대통령실은 “이달 추가로 인사를 할 계획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 방기선 국조실장은
△서울 출생(58)
△한성고, 서울대 무역학과 졸업
△미국 미주리대 경제학 박사
△34회 행정고시
△경제기획원 사무관
△기획예산처 산업재정3과장·정책기획팀장
△기획재정부 국토해양예산과장·복지예산과장
△주LA 부총영사
△기재부 경제예산심의관·정책조정국장
△기재부 차관보
△아시아개발은행(ADB) 이사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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