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가 1000만원 이상 고액체납자 90명을 대상으로 납세회피 수단으로 수표를 발행해 보관해온 체납자를 압수수색한 결과 고액의 수표와 금 거북 등이 다량 발견됐다.경기도 제공
경기도가 납세 회피 수단으로 수표를 발행해 보관한 체납자에 대한 가택수색을 통해 20억원의 세금을 징수했다. 이는 국내 최초로 2023년도 1000만원 이상 고액체납자 가운데 수표 발행 후 사용하지 않은 고액 체납자 조사를 통해 이뤄졌다.
22일 도에 따르면 도는 사전 조사된 체납자 308명 가운데 거소지 불명, 완납, 분납, 사망자 등의 사유로 218명을 제외하고 나머지 90명에 대해 가택수색을 실시해 징수했다.
도 관계자는 "지난 2021년부터 고액체납자를 대상으로 수표 발행 후 미사용 자를 조사해 지속적으로 가택수색 등에 활용하고 있다"라며 "수표를 발행하고도 사용하지 않았다는 사실은 생활에 여력이 있고 납세 능력이 있다는 증거로 판단해 징수했다"고 밝혔다.
가택수색 대상자들은 고가의 주택에 거주하는 등 납세 능력이 충분하면서도 세금 납부를 회피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도는 이들로부터 수표와 현금 등으로 20억 원의 세금을 징수했으며 ▲에르메스, 샤넬 등 고가 명품 가방 32점 ▲골드바, 금거북이 등 고가의 귀금속 수십 점 ▲골프채와 고급 양주 등도 다수 압류했다.
체납자 A의 경우 2019년부터 수십 차례의 납부독촉에도 불구하고 지방세 5억 8000만원을 체납하고 있었으나, 금융거래 정보 조사를 통해 14억원에 달하는 수표를 인출해 보관하고 있음을 확인하고 배우자가 소유한 고가 주택에 대한 가택수색을 진행하자 결국 전액 납부했다.
또 다른 체납자 B는 지방소득세 11건 등 총 5100만 원을 체납한 상태에서 2억원에 달하는 수표를 발행해 사용하지 않고 있는 점이 확인돼 가택수색을 했다. 그 결과 국내 유명 작가의 그림이 발견돼 압류 후 공매를 통한 매각을 진행 중이다.
류영용 경기도 조세정의과장은 “경제적 여유가 있는데도 체납을 일삼는 비양심적인 체납자에 대해서는 강도 높은 가택수색을 실시해 체납세금을 징수할 방침”이라며 “공정 과세 실현을 위해 법률이 허용하는 모든 절차를 동원하고 다양한 징수기법을 계속해서 발굴하는 등 조세 정의를 실천하겠다”라고 말했다.
한편, 도는 이 같은 지방세 고액 체납자의 가택수색을 통해 압류한 명품 시계, 가방 등 770여 점을 고양 킨텍스에서 오는 9월 13일 오전 9시부터 오후 1시까지 공개 매각할 계획이다.수원=윤상연 기자 syyoon111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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