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대기업 재고가 작년 동기보다 10%가량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 부진의 여파를 맞은 식음료 업종과 정보통신(IT) 업종에서 재고자산 증가가 두드러졌다.
22일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는 국내 196개 상장사의 상반기 재고자산을 분석한 결과 약 166조465억원으로 1년 전(151조5295억원)보다 9.6%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년 전 (100조3510억원)과 비교하면 65.5% 증가했다. 국내 매출 기준 상위 500대 기업 중 재고자산을 공시해 비교가 가능한 196개 기업을 분석 대상으로 삼았다.
업종별로는 식음료 업종의 재고자산이 가장 증가 폭이 컸다. 식음료 업종 19개 기업의 재고자산은 작년 상반기 3조5465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4조6426억원으로 30.9%(1조961억원) 증가했다. 경기 부진으로 소비가 위축되면서 재고가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식음료 기업 중에서는 동원산업이 상반기 재고가 8785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50.2% 늘어나 가장 재고 증가 폭이 컸다. 이어 롯데제과(112.2%), 하이트진로(67.4%), 롯데칠성음료(43.5%), 오뚜기(27.9%) 등 순으로 증가 폭이 컸다.
IT업종은 가장 재고자산 증가 금액이 컸다. 지난해 상반기 50조4789억원에서 1년 사이 7조 7188억원이 늘어나 58조 1977억원으로 15.3% 증가했다. 국내 반도체 업체 투톱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부진이 컸다. 삼성전자의 재고자산은 올 상반기 39조 2621억원으로 지난해에 비해 19.9% 늘어났다. SK하이닉스는 4조 8794억원으로 지난해 대비 110.7%나 늘어났다.
올 상반기 최대 실적을 기록한 자동차 업종도 재고는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상반기 완성차 및 부품 업종 25개 기업의 올해 상반기 재고자산은 26조5647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21조3174억원보다 24.6% 늘었다. 현대차·기아가 올 상반기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하면서 공급 물량을 늘리자 재고 자산도 함께 늘어난 것이라는 분석이다.
현대차의 경우 상반기 재고자산이 11조350억원으로 지난해에 비해 43.7% 늘어났다. 기아 역시 상반기 재고자산이 8조513억원으로 전년도에 비해 29.0%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한국타이어(1조6305억원·-4.8%), 넥센타이어(3912억원·-6.3%), 금호타이어(5571억원·-9.0%) 등 타이어 3사는 지난해에 비해 재고자산이 줄어들었다.
재고자산이 가장 많이 줄어든 기업은 LG디스플레이였다. 지난해 상반기에 비해 재고자산은 59.1%(9686억원) 감소한 6703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어 효성티앤씨(-47.9%), SK에너지(-39.9%), 고려아연(-34.2%) 등의 순서였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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