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용기선 30억, 도착 후 36만원…시계 바꿔 찬 탁신 전 총리

입력 2023-08-23 09:16   수정 2023-08-23 15:55



탁신 친나왓 전 태국 총리가 귀국 당시 착용한 시계가 바뀌었다. 전용기에서 차고 있던 시계는 약 30억원, 공항 도착 후 지지층을 향해 손을 흔들며 인사할 때 차고 있던 시계는 약 36만원으로 추정돼 눈길을 끈다.

22일 15년 망명 생활을 마친 탁신 전 총리가 태국 땅을 다시 밟았다. 귀국 당시 탁신 전 총리의 여동생 잉락 친나왓 전 총리가 공개한 사진에서는 고가의 명품 시계를 차고 있던 그가 귀국 후 시계를 바꿔 착용한 것을 두고 서민 지지층 확보를 염두에 둔 행보가 아니겠냐는 해석이 나온다.

탁신 전 총리가 전용기에서 착용한 손목시계는 파텍필립의 '그랜드마스터 차임 레퍼런스 6300G'로 추정된다. 2016년 출시됐고 당시 판매가가 220만 달러(약 29억7000만 원)에 달했다.

180년 역사를 가진 파텍필립은 세계 5대 최고급 스위스 명품 시계 브랜드 중 하나다. 파텍필립 제품 대부분은 배터리가 없는 수동식으로 적은 수량의 시계만 제조하며 최저가 제품이 수천만 원에 달한다.

이후 방콕 돈므앙 국제공항에서 도착해 찍힌 사진에서 포착된 시계는 스와치의 '미션 투 마스' 모델로 알려졌다. 스와치와 또 다른 고급 브랜드 오메가가 협업해 지난해 출시했고 판매가는 270달러(약 36만4500원)다.

탁신 전 총리는 정치인이기에 앞서 통신 재벌 출신 사업가였다. 소규모 컴퓨터 대리점으로 시작해 휴대폰 서비스, 케이블 TV 가입 및 위성 사업 등을 운영했다. 미국 경제매체 포브스는 통신 재벌 출신인 탁신 전 총리의 재산을 약 21억 달러(약 2조8350억 원)로 추정했다.

탁신 전 총리는 태국에서 가장 성공적인 선출직 지도자로 꼽히지만, 군사 쿠데타와 보수적인 왕당파들과 대립 관계였다. 2006년 뉴욕 유엔총회 참석 중에 일어난 군사쿠데타로 실각한 후 2008년 스스로 망명해 최근까지 해외에서 거주해 왔다.

동시에 태국에서는 부정부패, 권력 남용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태국 대법원은 탁신 전 총리가 귀국하면 총 8년의 징역형을 선고받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탁신 전 총리는 공항에서 나오자마자 대법원으로 이송돼 형을 선고받은 후 방콕교도소에 수감됐다.

탁신 전 총리는 1998년 정당 창당 후 정계에 입문했고, 무상 의료, 부채 탕감 등의 정책을 내세우며 2001년 공직에 올랐다. 이를 통해 서민층의 지지를 받았지만, 부정부패, 친족주의, 직권남용 등 위법 행위 등으로 반발도 나왔다. 결국 그의 회사를 거액에 싱가포르 기업에 매각한 후 2006년 군사 쿠데타로 축출됐다.

탁신 전 총리가 망명한 후에도 탁신 가에 대한 대중적인 지지가 이어졌고, 2011년 그의 여동생 잉락이 태국 최초 여성 총리가 됐다. 잉락 전 총리도 2013년 재임 당시 4캐럿짜리 다이아몬드 반지 등 총 4178만 밧(약 16억 원)어치의 보석류를 보유했다고 정부에 신고했다. 이 외 파텍필립, 롤렉스, 카르티에 등 명품 시계 9점, 에르메스 가방 등 391만 밧(약 1억5000만 원) 상당의 잡화 또한 가지고 있다고 밝혀 재력이 화제가 됐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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