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카드사들도 그동안 결제 위주 기능이 주를 이뤘던 앱카드를 종합 금융 플랫폼으로 진화시키는 데 열을 올리고 있다. 과소비를 관리해 주거나 인공지능(AI) 투자 비서 서비스를 탑재하는 등 톡톡 튀는 아이디어와 발전된 기술로 사용자의 눈길을 끈다. 특히 마이데이터 활용의 길이 열리면서 금융 소비자에게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앱카드도 늘고 있다.
KB국민카드는 리브메이트 앱 등을 ‘KB페이(KB Pay)’로 통합했다. KB페이에서는 결제뿐 아니라 마이데이터 기반 맞춤형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한다. 또 별도 은행 앱이 없이 오픈뱅킹 송금과 더치페이 기능도 더했다. KB증권의 주식 계좌 개설을 통해 국내외 주식 거래도 가능하다. 저축 목표액을 달성하면 랜덤으로 응원금까지 지급한다.
카드사들이 앱카드에 신경을 쏟는 이유는 플랫폼 강화와 데이터 역량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마이데이터 사업이 가능해지면서 이 분야가 카드사의 새로운 먹을거리로 떠올랐다. 삼성카드는 올해 주요 경영 전략으로 ‘플랫폼과 데이터가 강한 회사’를 내세웠다. CJ올리네트웍스와 네이버클라우드, NICE평가정보, 롯데멤버스와 함께 ‘데이터 얼라이언스’를 출범한 것도 이런 경영 목표의 일환이다. 삼성카드는 데이터 상품개발, 무료 데이터 지속 개방, 데이터 분석지원 등 차별화된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
롯데카드의 ‘디지로카(Digi-LOCA)앱’의 ‘환승프로젝트’는 가전·스마트폰·골프용품 등을 부담 없는 월 이용료로 구입하고 반납하는 서비스다. 가격이 비싼 가전·스마트폰·골프용품 등을 결제할 때 상품가 일부를 20·24·30·50개월 동안 나눠 내고, 남은 금액은 이용 기간이 끝난 뒤에 납부하면 된다. 중고가 된 상품의 상태에 따라 이용 기간 종료 후 남은 납부 금액의 전액 또는 일부를 차감해준다. 제품 수거와 배송 등도 앱으로 간편하게 신청할 수 있다.
비씨카드의 ‘페이북’은 인공지능(AI) 투자 비서 서비스를 갖췄다. 비씨카드를 소지하지 않아도 페이북에 가입하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금융권 최초로 생성형 AI 기술을 통해 자신의 투자 성향에 맞는 최신 재테크 정보를 제공한다는 설명이다. 특히 GPT-4 기술이 적용돼 미국 거래소 개장 전후로 하루 두 번에 걸쳐 최신 투자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받아 볼 수 있다.
우리카드는 고객별 맞춤 혜택을 자동 추천해주는 ‘꾹’ 서비스를 출시했다. 꾹은 우리 원(WON) 카드 앱에서 고객이 원하는 혜택을 담고 이후 조건에 맞게 결제 시 바로 혜택이 적용되는 간편한 서비스다. 우리 WON카드 앱에서 고객이 사용하는 카드 빅데이터를 분석해 선호하는 가맹점 혜택을 자동으로 추천해주고, 같은 성별 및 연령대의 혜택 순위를 통해 데이터 기반의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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