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시장에서 부진을 겪고 있는 현대자동차가 중국 사업 재편에 나선다. 중국 충칭공장을 매물로 내놓는 한편 올해 추가로 또 한 곳의 중국 공장을 매각한다는 계획이다.
23일 현대차에 따르면 중국법인인 베이징현대는 중국 남서부 충칭 공장의 토지사용권과 장비, 기타 시설 등을 36억8000만위안(약 6744억원)에 매물로 내놨다. 충칭 공장은 현대차가 2017년 완공한 공장으로 연간 30만대 규모의 생산능력을 갖춘 곳이다.
앞서 현대차는 지난 6월 개최한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앞으로 중국 시장을 축소하고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청사진을 밝힌 바 있다. 이미 2021년 중국 베이징 공장(1공장)을 매각한 현대차는 지난해 충칭 공장(5공장)의 가동을 중단하며 매각을 준비해왔다.
현대차는 올해 한 곳의 중국 공장을 추가로 매각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중국 현지 언론들에 따르면 추가 매각 공장으로는 창저우 공장이 유력하다. 현대차가 창저우 공장마저 매각하면 중국 내 생산공장은 2곳으로 줄어든다.
판매 라인업도 축소한다. 현재 13종의 차종을 8종으로 줄이고 제네시스, 팰리세이드 등 고급차 및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위주로 재편할 예정이다.
현대차·기아는 2016년 중국에서만 180만대의 판매량을 기록했으나 사드 배치에 대한 중국의 대대적인 보복 조치 이후 판매가 급감했다. 2019년 90만9000대에 이어 지난해에는 33만9000대까지 떨어졌다.
현대차는 공장 매각을 통해 얻은 자금을 성장 잠재력이 큰 인도와 인도네시아 등 새로운 시장을 투입한다는 방침. 실제 현대차는 최근 인도 탈레온에 있는 제너럴모터스(GM) 공장을 인수했다.
탈레가온 공장은 연간 13만대 수준의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연내 인도 정부의 승인 등 취득 절차가 완료되면 2025년부터 본격 양산에 돌입한다. 현대차가 올 상반기 첸나이 공장의 생산능력을 연 75만대에서 82만대로 확대한 만큼 탈레가온 공장의 생산량까지 반영하면 인도 내 총 생산 능력은 최대 100만대 수준이 된다.
현대차그룹은 현대차·기아 중국 현지 수요 감소에 따라 그룹 내 현대제철의 현대스틸베이징프로세스, 현대스틸충칭 매각도 추진 중이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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