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GI자산운용(옛 메리츠자산운용)이 현대엘리베이터 대주주인 현정은 회장 퇴진을 내걸고 주주행동에 들어갔다. 지배구조 문제를 수면 위로 올리면서 2대 주주인 쉰들러와도 손잡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KCGI운용은 23일 현대엘리베이터 이사회에 공개 주주서한을 보낸 것을 시작으로 주주제안에 들어갔다. KCGI운용은 장내에서 현대엘리베이터 지분 2% 안팎을 매집한 것으로 확인됐다. 트러스톤자산운용 등 일부 기관투자가도 장내에서 현대엘리베이터 지분을 매집해 KCGI운용의 주주제안에 동참한 것으로 알려졌다.
KCGI운용은 주주서한에서 현 회장의 사내이사 사임을 공개적으로 요구했다. 이외에 △독립적인 감사 선임 △사외이사를 위원장으로 둔 ‘보상위원회’ 설립 △구체적인 수익성 개선 방안 발표 등을 요청했다. KCGI운용은 “본인 귀책사유로 배상금을 물어낸 현 회장이 지급 대상인 회사 경영진으로 자리를 지키는 것은 심각한 이해관계 상충 여지가 있다”고 주장했다.
현대엘리베이터 경영권 분쟁이 재점화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KCGI운용 고위 관계자는 “대주주가 개선 움직임을 보이지 않으면 2대 주주인 쉰들러와 소통해 연대할 가능성도 열려 있다”고 밝혔다. 현대엘리베이터는 현 회장 개인회사인 현대홀딩스컴퍼니(옛 현대네트워크) 등 특수관계인이 27.8%, 쉰들러가 13.94%를 보유 중이다. 주가는 이날 5.12% 상승한 4만9300원에 마감했다.
차준호/하지은 기자 chac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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