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언론들은 후쿠시마 원전 운영회사인 도쿄전력이 일본 정부의 지난 22일 방류 결정에 따라 이날 사전 작업을 거쳐 수조에 보관하던 오염수를 이날 오후 1시쯤부터 방출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도쿄전력은 다핵종제거설비(ALPS)를 거쳐 후쿠시마 제1 원전 부지 내 저장 탱크에 보관된 오염수를 바닷물과 희석해 약 1㎞ 길이의 해저터널을 통해 원전 앞 바다에 방출했다.
ALPS로 정화 처리하면 세슘을 비롯한 방사성 물질 62종을 제거할 수 있으나, 삼중수소(트리튬)와 미량이기는 하지만 탄소14 등의 핵종도 남는다. 도쿄전력은 ALPS로 거를 수 없는 삼중수소는 바닷물과 희석해 농도를 일본 규제 기준의 40분의 1인 ℓ당 1500베크렐(㏃) 미만으로 만들어 내보내기로 했다.
도쿄전력은 지난 22일 오후 오염수 약 1t을 희석 설비로 보낸 뒤 바닷물과 혼합해 대형 수조에 담았다. 도쿄전력은 수조에서 채취한 표본의 삼중수소 농도를 확인한 결과 기준치인 ℓ당 1500㏃을 훨씬 밑돌았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는 방류 이후 원전 인근 바닷물의 삼중수소 농도를 정기적으로 파악할 방침이다. 방류 직후 채취한 표본의 삼중수소 농도 측정 결과는 이르면 27일 공개된다.
도쿄전력은 하루에 약 460t의 오염수를 바닷물로 희석해 방류하는 작업을 17일간 진행해 일차적으로 오염수 7800t을 바다로 내보낼 계획이다. 다만 도쿄전력은 이날은 오후에 방류가 개시된 만큼 하루 방류량이 200∼210t 수준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내년 3월까지 방류할 것으로 예상되는 오염수 양은 3만1200t으로, 이는 현재 보관 중인 오염수의 2.3% 수준이다.
후쿠시마 제1 원전에는 약 134만t의 오염수가 1000여개의 대형 탱크에 들어 있으며, 현재도 원전 부지로 유입되는 지하수와 빗물 등으로 인해 오염수는 추가로 발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오염수 방류가 대체로 30년가량 이어질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방류 안전성을 점검해온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IAEA 직원들이 방류 첫날부터 현장에서 배출되는 오염수가 안전기준에 부합하는지 감시·평가하고 감시 자료를 실시간 공개한다.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은 "IAEA가 현지에 머무르며 계속 검증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일본 어민과 중국 등 주변국 반발은 이어지고 있다. 사카모토 마사노부 전국어업협동조합연합회 회장은 일본 정부가 방류일을 결정한 지난 22일 "어업인과 국민의 이해를 얻지 못하는 해양 방류에 반대한다는 것은 조금도 바뀌지 않았다"고 반대 의사를 분명히 밝혔다.
후쿠시마현 주민과 변호인 등은 전날 기자회견을 열고 오염수 해양 방류 계획 인가 취소와 방류 중단을 요구하는 소송을 다음 달 8일 후쿠시마지방재판소(지방법원)에 낼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22일 주중 일본 대사를 초치해 항의한 데 이어 일본산 수산물이나 식품 등에 대한 추가 수입 규제 가능성을 시사했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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