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8월 24일 16:44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금호건설이 사모채 시장에서 자금 조달에 나섰다. 부채비율이 200%를 넘긴 데다 신용등급이 투자적격 등급 최하단에 머무르면서 연 9.6%의 고금리를 감수하고 유동성 확보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2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금호건설은 전일 100억원어치 1년6개월물 사모채를 발행했다. 조달 금리는 연 9.6%로 책정됐다. 금호건설이 회사채를 발행한 건 2019년 12월 이후 처음이다. 당시 200억원어치 1년물 사모채를 연 5.7%에 찍었다.
공모 회사채 시장에서 BBB급 회사채에 대한 매수세가 주춤하면서 사모채 시장으로 우회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BBB급인 이랜드월드는 지난 22일 회사채 수요 예측에서 목표치를 채우지 못했다. 금호건설의 신용등급은 투자적격 등급 최하단인 ‘BBB-’ 수준이다. 한국기업평가는 “원자재가격과 인건비 부담 확대로 영업이익률이 하락했다”며 “부동산 경기 불확실성이 확대되며 2022년 분양 세대가 3130가구에 그쳤다”고 설명했다.
높은 부채비율도 발목을 잡았다. 금호건설의 부채비율은 6월 말 기준 227.5%에 달한다. 지난해 12월 말 211.2%에서 더 악화됐다. 2019년 255.2%까지 치솟은 금호건설의 부채비율은 2021년 165.9%까지 떨어졌지만, 다시 200%대를 탈출하지 못하고 있다.
금호건설이 보유 중인 아시아나항공 주식도 문제다. 아시아나항공의 지분가치 하락이 금호건설 재무지표에 반영되기 때문이다. 금호건설은 아시아나항공의 지분 30.8%를 보유하고 있다.
실적도 내림세다. 금호건설의 2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58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71% 줄었다.
건설회사의 ‘종합성적표’로 불리는 시공능력평가 순위도 떨어지고 있다. 국토교통부가 지난달 발표한 ‘2023년도 시공능력평가’에 따르면 금호건설의 시공능력평가 순위는 15위에서 21위로 6계단 내려왔다. 시공능력평가는 발주자가 적정한 건설 업체를 선정할 수 있도록 건설 공사 실적, 경영 상태, 기술 능력, 신인도를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제도다.
실적 부진이 장기화할 가능성도 높다. 김세련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건자재 수급 불안, 미분양 현장 등 대내외적 리스크가 연중 해소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마진 회복 시점은 내년까지 바라봐야 한다”고 말했다.
장현주 기자 blackse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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