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은 이날 구로동 서울디지털산업단지 G밸리산업박물관에서 제4차 규제혁신전략회의를 주재하면서 공직자들의 인식 변화 필요성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행정부가 사법부처럼 기업의 신청에 대해 규정에 맞는지 가부만 판단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마치 판사처럼 “규정에 어긋난다”며 기업의 신청을 거부할 게 아니라 규정 개정 등 다양한 해법을 적극적으로 찾아야 한다는 취지다.
윤 대통령은 또 “공직자들의 마인드를 확 바꿔나가야 한다”며 “쉽게 풀 수 있는 규제를 넘어서서 우리가 먹고사는 문제와 직결되는, 꼭 풀어야 하는 ‘킬러규제’ 혁파에 우리 모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킬러규제에 대해 ‘투자의 결정적 걸림돌이 되는 규제’라고 정의했다.
이어 “킬러규제를 혁파해 투자하면 일자리가 생기고, 소비가 촉진돼 시장이 활성화된다”며 “일자리를 만드는 일에 정부가 소극적이어서는 안 되고, 필요하면 규정을 바꿔 나가야 한다”고 했다. 이와 관련, 미국 주지사들이 기업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는 사례를 예시로 들었다. 윤 대통령은 적극적으로 규제를 푸는 공직자들이 빨리 승진하고 더 좋은 대우를 받을 수 있도록 제도와 문화를 바꾸라고 지시했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규제혁신 속도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규제를 푸는 문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속도”라며 “사업하는 기업에 가장 중요한 것은 시간이기 때문에, 되든 안 되든 정부가 빨리 결론을 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정부는 1400여 건의 규제 개선을 완료하는 등 많은 노력을 기울였지만, 현장에서는 더 과감하고 더 빠른 속도로 시행하기를 요구한다”며 “총성 없는 경제전쟁에서 한시가 급한 기업들이 뛸 수 있도록 속도를 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규제혁신의 당위성에 대해서는 “정부의 중요한 역할은 공정하고 효율적인 시장을 조성하는 데 있다”며 “규제가 선의에 의해 만들어지지만, 이것이 시장을 왜곡하거나 독과점을 형성해 내기도 해 결국 규제가 공정한 경쟁을 훼손시키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윤 대통령은 “규제혁신은 우리 정부가 지향하고 있는 기업 중심, 민간 중심의 시장경제를 정착시키고 미래 성장 동력을 키우는 전략이기도 하다”며 “정부는 민간의 자유로운 투자와 사업 활동을 방해하는 제도를 걷어내는 데 더욱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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