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피렌체 바사리 회랑 기둥에 낙서한 독일인 관광객 2명이 체포됐다.
바사리 회랑은 우피치 미술관에서 베키오 다리를 거쳐 아르노강 건너 피티 궁전까지 연결되는 고가 통로로, 약 1㎞에 달하는 이 길을 따라 수백 점의 진귀한 르네상스 시대 미술작품이 전시돼 있다.
1565년 당시 피렌체의 통치자들이 시민들의 폭동이나 정적의 위협에 대비해 만든 일종의 '비밀 통로'로 피렌체를 상징하는 건축물 중 하나다.
24일(현지시간) 안사(ANSA) 통신은 이탈리아 군경찰이 피렌체의 바사리 회랑을 훼손한 혐의로 독일인 관광객 2명을 체포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군경찰은 바사리 회랑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 영상 분석을 통해 용의자를 특정하고 동선을 추적한 끝에 이들이 머무는 아파트에서 검거에 성공했다.
이들은 지난 22일 밤, 바사리 회랑 기둥 7개에 검은색 스프레이로 'DKS 1860'이라는 낙서를 해 문화재를 훼손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다른 9명의 독일인 관광객과 함께 휴가차 피렌체를 방문했다가 범행한 것으로 확인됐으며, 낙서의 의미는 독일 3부 리그 축구 클럽인 'TSV 1860 뮌헨'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사건과 관련 젠나로 산줄리아노 문화부 장관은 문화유산 훼손범에 대한 무관용 원칙을 강조했다.
그는 "이런 행위가 처벌받지 않고 넘어가는 일은 없어야 한다"면서 "작은 흠집이라도 기소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이크 슈미트 우피치 미술관장은 "낙서를 지우는데 약 1만유로(약 1433만원)의 비용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훼손범들에게 변상을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안사 통신은 검찰을 인용해 문화재 훼손범들에게 최소 6개월에서 최대 3년의 징역형이 내려질 것이라고 전했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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