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검찰에 출두했다. 2020년 대선 결과를 뒤집기 위해 투표 조작을 압박한 혐의로 퇴임 후 네 번째 기소된 데 따른 절차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국 대통령 가운데 처음으로 머그샷(범인 식별용 사진)을 찍고 20분간 수감됐다가 보석으로 풀려났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뉴저지주 베드민스터골프클럽을 출발해 개인 전용기를 타고 애틀랜타 공항에 도착했다. 이후 차를 이용해 오후 7시30분께 풀턴 카운티 구치소에 도착했다. 이어 체포 절차 중 하나로 간단한 신체검사를 받은 뒤 다른 용의자들처럼 머그샷을 촬영했다.
역대 미국 대통령 가운데 머그샷을 찍은 것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처음이다.
검찰과 보석금 20만달러 합의…트럼프 "우린 아무 잘못 없어"
머그샷을 찍은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곧바로 풀턴 카운티 구치소에 수감됐다. 하지만 변호인단이 검찰과 합의한 대로 보석금 20만달러를 낸 뒤 20여 분 만에 석방됐다. 풀턴 카운티 구치소는 벌레가 들끓을 정도로 비위생적이고 각종 폭력 사고가 난무한 곳으로 유명하다. 지난해에만 각종 사고로 15명의 수감자가 목숨을 잃었다. 최근 5주 동안에도 4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구치소에서 나오면서 지지자들을 향해 차 안에서 창문을 내리지 않은 채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이어 전용기에 오르기 전 취재진에게 자신의 기소에 대해 “정의를 희화화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는 미국에 매우 슬픈 일이고, 선거 개입”이라며 “우리는 아무것도 잘못한 게 없다”고 반박했다.
로이터통신은 24일(현지시간) 트럼프 전 대통령의 머그샷이 지지자 사이에 널리 퍼질 것으로 예상했다. 공화당 후보로 하원의원 선거에 나간 로라 루머는 “트럼프 머그샷이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 그림보다 더 인기 있는 이미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20년 미국 대선 때 경합주였던 조지아주에서 근소한 차이로 패하자 선거 결과를 뒤집기 위해 당시 조지아주 법무장관에게 압력을 행사한 혐의 등 13개 중범죄 혐의로 지난 14일 풀턴 카운티 검찰에 기소됐다.
워싱턴=정인설 특파원 surisu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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