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수산물 소비가 2년째 급감한 것으로 나타나 수산업계 피해가 막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름 비수기에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불안 심리까지 겹치면서 이번 2분기 낙폭은 통계 작성 이래 2분기 기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체 소비 늘었는데…신선수산물 소비 '뚝'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2분기 가계동향조사에 따르면 식료품·비주류음료 중 신선수산동물 월평균 가계 소비지출은 전년 동기 대비 9.8% 감소해 1만6851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2분기에도 6.5% 감소를 기록한 데 이어 2년째 감소세다. 신선수산동물은 삶거나, 찌거나, 굽거나, 절이는 등의 가공하지 않은 수산동물류를 가리킨다.이번 신선수산동물 소비 감소폭은 역대 가계동향조사 2분기 중 가장 큰 낙폭으로 파악된다. 전 분기 대비로도 신선수산동물 소비는 23.6%나 떨어졌다. 신선수산동물 소비는 날씨가 따뜻해지는 2분기에 소비가 이전 분기에 비해 통상 10%대 정도로 떨어지는 경향성은 있으나, 낙폭이 전 분기 대비 20% 중반대로 큰 것은 2019년 2분기 이후 약 4년 만이다.
이는 후쿠시마 오염수 논란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그동안 더불어민주당은 8월 초 6살 어린이까지 동원해 오염수 방류 저지를 위한 간담회를 여는 등 오염수 방류와 관련해 일본 정부와 윤석열 정부를 겨냥해 목소리를 높여왔다. 반면 국민의힘은 노량진 수산시장에서 수조물 '먹방'까지 하며 민주당이 가짜뉴스로 선동해 어민들 피해가 커질 수 있다고 비판과 우려를 표명해왔다.
오염수 방류에 대한 우려감을 나타내는 여론은 민주당 지지층과 성향 진보층에서 더 두드러지고 있다. 한국갤럽이 지난 6월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오염수 방류를 걱정하는 국민의힘 지지층과 성향 보수층은 각각 53%와 57%로 나타난 반면, 민주당 지지층과 성향 진보층은 각각 95%, 92%에 달했다. 정치 성향과 오염수 방류에 대한 입장 간 상당한 관련성을 파악할 수 있는 대목이다.
특히 환경문제에 민감한 진보층이기 때문에 민주당의 언행은 지지층에게 효과를 보고 있는 것으로도 파악된다. 한국갤럽도 "과거 재난재해 위험 인식 조사에서도 성향 진보층이 보수층보다 기후 환경문제를 더 의식하는 것으로 파악된 바 있다"고 설명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25일 국회서 열린 최고위원 회의에서 "윤석열 정권은 일본의 환경 범죄를 방조한 공동 정범으로 기록될 것"이라며 연일 정부 책임론을 거론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같은 날 서울 송파구 수협중앙회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죄 없는 청정한 우리 해역에서 잡히는 우리 수산물에 방사능 색칠을 해서 어민과 수산업 종사자들의 생계에 심대한 타격을 주는 일은 결코 허용될 수 없는 일이고 반국가적 행위에 다름 아니다"며 "야당의 행태는 우리 수산물 불매운동과 다름이 아니다"고 민주당을 향해 쏘아붙였다.
미국 정부는 이날 일본 정부의 오염수 방류가 국제원자력기구(IAEA) 핵 안전 기준을 포함한 국제 안전 기준에 부합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수산업계 "'괴담' 수준 불확실한 정보 확산"
24일부터 오염수 해양 방류가 시작된 만큼, 동요하는 여론에 따라 3분기 어민들 피해가 더 늘어날 우려가 제기된다. 한국수산산업총연합회는 성명서를 내고 "'괴담' 수준의 불확실한 정보 확산 속에 이미 해산물의 소비는 오염수 방류 전부터 급감해버렸다"며 "수산물 소비위축이 장기화될 경우 우리 수산업은 존립 자체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우리 바다, 우리 수산물은 안전하다"며 정치권에 방사능 감시체계 강화 및 수산물 소비 활성화 대책 마련 등을 촉구했다.
신선수산물 대신 소비자들은 가공된 수산동물류 소비를 늘렸다. 2분기 염건수산동물, 해조 및 해조 가공품, 기타수산동물가공품은 각각 전년 동기 대비 2.4%, 10.9%, 13.3% 증가했다. 염건수산동물은 소금에 절이거나 건조 또는 반건조한 수산동물을, 해조 및 해조 가공품은 식용으로 이용되는 가공하지 않은 바다, 강 등에서 자라는 조류 및 이를 말리거나 굽거나 가루 내어 가공한 것을 말한다. 기타수산동물가공품은 염건수산동물 이외의 가공한 수산동물류을 포함한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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