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워크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진 직후인 2008년 창업했다. 당시 부동산 가격이 낮았던 데다 금융위기로 직장을 잃은 사람들이 창업을 위해 값싼 사무실을 찾는 수요가 많아 남다른 각광을 받았다. 뉴먼은 달변가였다. 위워크의 비전을 잘 포장했다. “지금까지는 ‘I’(아이폰)의 시대였지만 앞으로 10년은 ‘We’의 시대가 될 것”이라며 투자자들을 설득했다. 신생기업 위워크를 애플과 동일선상에 올려놓는 영리한 마케팅이었다. 위워크는 창업 9년 만에 세계 120여 개 도시에서 800개 이상의 지점을 운영하며 공유경제의 간판기업으로 떠올랐다.
승승장구하던 위워크는 2019년 위기를 맞았다. 방만한 경영과 독단적인 기업 지배구조, 모럴해저드가 도마에 올라 기업공개에 실패했다. 뉴먼은 자가용 비행기 안에서 대마초를 피워댔다. 자신이 소유한 부동산을 위워크에 임대해 돈을 벌기도 했다. 손 회장은 “어리석은 투자였다”고 공개 사과했다. 위워크는 이후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과의 합병을 통해 우회상장하며 재기를 노렸으나 코로나 충격을 이겨내지 못했다. 곧 파산보호를 신청할 것이란 소식이다.
유니콘 기업 위워크는 실패의 아이콘으로 추락했다.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있더라도 내재적 역량과 자율적 통제를 갖추지 못하면 슈팅스타(별똥별) 운명을 피하기 어렵다는 교훈을 남겼다. 그런데 미국에선 성공담도 아닌 위워크 몰락을 다룬 책과 영화가 넘쳐난다. 애플TV플러스의 ‘위크래시드’, 훌루의 다큐멘터리 ‘위워크’, 월스트리트저널 기자들이 쓴 ‘더 컬트 오브 위’ 등이다. 실패를 두고두고 곱씹는 것이 미국 혁신생태계의 또 다른 특성인 것 같다.
전설리 논설위원 slj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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