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경·공매 데이터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이 100% 이상인 사례는 주로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와 용산구, 성동구 등 인기 주거지에서 나오고 있다. 신축 단지거나 재건축 호재가 있는 단지는 유찰되는 경우를 찾기 어려울 정도다.
지난 10일 첫 매각일이 잡힌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아파트 전용면적 76㎡는 유찰 없이 새 주인을 찾았다. 이날 감정가(20억300만원)의 110%에 이르는 22억여원에 낙찰됐다. 같은 날 경매에 들어간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8차 전용 112㎡도 감정가(35억3500만원)보다 2억7900만원 높은 38억1400여만원(낙찰가율 107.9%)에 매각됐다. 같은 주택형 매도호가는 33억~40억원 수준이다.
비강남권 인기 지역도 마찬가지다. 용산구 이촌동 LG한강자이(전용 169㎡)는 18일 첫 매각일에 감정가(37억원)보다 5억원 이상 높은 42억3000만원에 손바뀜했다. 낙찰가율이 114.4%에 이른다. 한강뷰 프리미엄과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 호재가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성동구 행당동 서울숲더샵 전용 150㎡도 7일 26억3000여만원에 손바뀜했다. 낙찰가는 감정가 25억7000만원보다 2.3% 높은 가격이다.
최근 분위기는 부동산 침체 우려가 크던 작년 말과 상반된다. 지난해 잇단 금리 인상과 매수 심리 위축으로 강남 고급 주상복합인 도곡동 타워팰리스마저 유찰되는 분위기였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 낙찰률(경매 진행 건수 대비 낙찰 건수 비율)은 37.9%로 6월(28.3%)보다 9.6%포인트 올랐다. 낙찰가율도 전달보다 3.0%포인트 상승한 86.3%를 기록해 작년 10월(88.6%) 후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강남 3구가 전체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을 끌어올릴 정도로 강세를 보이고 있다”며 “다만 경기 불확실성 우려가 여전해 지역별로 차별화하는 양상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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