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옆에서 강아지가 계속 짖고 있는데요, 소리가 들리시나요?”
시스코에서 협업툴 솔루션인 웹엑스의 제품 개발을 담당하는 조노 럭 부사장이 이같이 말했다. 현재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에서 재택근무 중인 그를 시스코 본사가 있는 실리콘밸리 새너제이의 원격회의실에서 웹엑스 장비를 통해 만났다. 럭 부사장은 “영상회의를 할 때 대화 전달력과 업무 몰입도를 높이기 위해 주변의 잡음을 알아서 없애주는 인공지능(AI) 기술을 개발해 적용했다”며 “이처럼 웹엑스는 직원이 어디에 있든지 완벽한 업무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새로운 장비와 기술을 내놓고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실리콘밸리 테크기업을 중심으로 하이브리드 근무 형태가 대세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1주일에 절반은 회사에서, 나머지는 재택근무를 하는 등의 융합 형태다. 이로 인해 글로벌 통신장비업체 시스코의 웹엑스에 대한 수요도 늘고 있다. 웹엑스는 원격근무를 해도 마치 회사에서 함께 일하는 듯한 현장감을 구현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전용 기기를 사용하면 최상의 화질과 음성을 실현할 수 있고, 개인정보 유출 등 보안 우려도 낮출 수 있다”며 “스마트TV 등 다른 제품과 호환해 사용할 수 있는 ‘룸바’ 제품도 있어 기업 여건에 맞게 선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회의실에선 최신 기술인 ‘시네마틱 회의’를 체험해볼 수 있었다. 회의실 양쪽 벽면과 측면에 설치된 3개의 카메라가 참가자들의 동선을 추적하며 역동적인 회의 중계 화면을 구성하는 기술이다. 마치 드라마나 영화처럼 빠른 카메라 워크로 주요 인물의 발언을 담아냈다. 참가자의 모습을 효과적으로 분할하는 등 보는 재미가 쏠쏠했다. 시스코는 올해 하반기 이 기술을 공개할 예정이다.
미래 기술 선점에도 나섰다. 자율주행차 시대를 맞아 자동차도 사무실이 될 수 있다는 점에 착안해 포드와 손잡고 전기차에 웹엑스를 적용하기로 했다. 3차원(3D) 입체 홀로그램으로 상대방과 소통하는 기술도 개발했다. MS의 증강현실(AR) 기기를 착용하면 다른 공간에 있는 실제 사람이 등장한다. 3D 설계도를 띄워놓고 회의도 할 수 있다. 세계 최대 자동차 경주대회인 포뮬러원(F1)의 명문팀 맥라렌 레이싱팀이 웹엑스 홀로그램을 이용해 3D 설계도로 작업하는 등 최종 테스트 단계에 와 있다.
럭 부사장은 “AI 기술 발전으로 공간의 제약이 빠르게 허물어지고 있다”며 “협업툴을 통해 의료, 교육, 엔지니어링 등 다양한 분야에서 효율성과 생산성이 더욱 향상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리콘밸리=최진석 특파원 isk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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