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 속 예술 펼친 프리다처럼…모두 소진한다는 맘으로 연기해요"

입력 2023-08-28 18:00   수정 2023-08-29 00:38

“배우로서도 그렇지만 창작 뮤지컬의 성공을 바라는 제작진의 마음으로도 공연하고 있어요. 머리부터 발끝까지 모든 걸 바쳐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면서 무대에 서고 있습니다.”

최근 개막한 국내 창작 뮤지컬 ‘프리다’에서 멕시코 화가 프리다 칼로를 연기 중인 뮤지컬 배우 김소향(43·사진)은 기자들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김소향은 ‘프리다’가 앞서 2020년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에서 트라이아웃 공연(시험 공연)을 선보일 때부터 참여했다. 지난해 소극장 규모의 서울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 초연에 이어 올해 재연까지 꾸준히 출연 중이다.

프리다 칼로는 신체적 장애와 남편의 여성 편력, 반복된 유산 등 인생의 고통을 예술로 승화한 화가다. 김소향은 “현실의 벽에 맞닥뜨린 프리다가 고통 속에서도 다시 일어서고 인생의 환희를 노래하는 모습을 그려내고 싶다”며 “평소 팔 근육이 두드러지는 게 콤플렉스였는데, 이번 작품에선 그런 모습이 오히려 프리다의 강인한 모습을 잘 나타내는 것 같아 좋다”고 말했다.

그는 “원래 프리다 칼로의 팬이기도 하지만 이 작품에 대한 애정이 정말 크다”며 “음악부터 극본까지 추정화 연출가에게 의견을 제안하고 보완한 부분이 많다”고 했다. 그러면서 “드라마 ‘더 글로리’에서 화제가 된 배우 김히어라가 프리다 역할과 너무 잘 어울릴 것 같아서 같이 해보자고 이야기를 꺼낸 것도 저였다”고 말했다.

김소향은 “창작 뮤지컬을 만드는 과정이 많은 노력이 들고 힘들긴 하지만, 완성된 후엔 라이선스 작품과 비교할 수 없는 뿌듯함이 든다”며 “그동안 제가 국내에서 참여한 창작 뮤지컬이 앞으로 영미권에 수출돼 공연한다면 앙상블이라도 무대에 꼭 서고 싶다”고 강조했다.

뮤지컬 ‘프리다’는 다른 공연보다 유난히 에너지와 체력을 많이 쏟는 공연이라고 한다. 그는 “록 음악을 기반으로 하는 쇼뮤지컬이기 때문에 ‘내장’까지 끄집어내서 공연하는 것처럼 무대에서 모든 걸 쏟아낸다”며 “지금까지 했던 어떤 공연보다 가장 에너지를 많이 쏟고 있다”고 말했다.

김소향은 국내 뮤지컬계에서 대극장과 중소극장 작품을 넘나들며 넓은 연기 스펙트럼과 뛰어난 가창력으로 인정받는 배우다. 2011년 국내에서 10년 동안 뮤지컬 배우로 일하다가 미국 브로드웨이 무대에 서기 위해 뉴욕으로 유학을 떠났다. “뉴욕에서는 낮에는 오디션을 보러 가고, 밤에는 영어 공부를 하느라 새벽 다섯 시 전에 자본 적이 별로 없는 것 같아요.” 그는 유학 이후 꾸준히 활동을 해오다 2017년 동양인 최초로 뮤지컬 ‘시스터 액트’ 인터내셔널 투어팀 공연에서 메리 로버트 역을 맡기도 했다. 오는 11월 개막하는 ‘시스터 액트’ 아시아 투어팀에도 같은 역할로 합류한다.

뮤지컬 ‘프리다’는 오는 10월 15일까지 서울 삼성동 코엑스 신한카드 아티움에서 공연한다.

신연수 기자 s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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