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더해 최근 중국의 수출 증가율은 7월 기준 전년 대비 -14%를 보였다. 더욱 심각한 점은 중국 경제에 파급 효과가 가장 큰 부동산시장이 파국 상태에 접어들면서 중국 경제 전반에 대한 우려가 패닉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 경제에서 부동산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25%로 추정된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 부동산시장 붕괴는 곧 중국 경제의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당장 7월 기준 중국의 30대 주요 도시 부동산 자산 가격은 전년 대비 28% 하락했다. 이런 자산 가격의 급속한 하락은 소비심리 위축 및 투자 감소로 이어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거시경제 전망에 대한 기대 수준을 급격히 떨어뜨려 추가적인 경기 위축의 악순환을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
당장 최근 회사채 상환 불능을 선언한 중국 최대 부동산 개발업체 비구이위안 사태의 폭발력은 예측이 어려울 정도다. 물론 비구이위안의 회사채 지급불능 사태가 중국 금융시스템 붕괴로 이어질 확률은 그리 높지 않을 수 있다. 왜냐하면 중국 역시 한국처럼 부동산 입주 계약자들에게 선금을 받아서 부동산 개발 사업을 진행하기 때문이다. 비구이위안의 지급불능 사태가 곧장 기계적으로 중국 금융시스템 붕괴로 이어질 가능성은 단기적으로 그리 높아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더 우려스러운 것은 청년 실업률 통계의 공식 발표가 중단되면서 정부 정책에 대한 중국 청년층의 불신과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 와중에 당장 14만 가구를 넘는 비구이위안의 주택 입주 예정자들이 하루아침에 홈리스로 전락하면 중국 사회의 정치적, 사회적 혼란과 그 비용은 예상을 넘어설 수 있다.
바로 이 부분이 가장 큰 문제다. 중국 공산당 정부가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의 정치적 위기에 직면할 경우 아마도 위기 돌파를 위해 정치적 비용이 가장 낮은 옵션을 선택할 것이다. 마치 러시아의 푸틴이 우크라이나 침공을 위기에 처한 자신의 정치적 기반을 만회할 가장 저렴한 선택지로 착각했던 것처럼 말이다. 시진핑도 동일한 오류를 범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그래서 최근 중국에서 부동산시장 붕괴를 필두로 확산하는 경제위기 조짐은 단순히 자산 가격 폭락에 따른 금융위기뿐만 아니라 아시아 지역의 예측 불가능한 지정학적 위기를 동반할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다.
이런 위기 국면에서 필요한 것은 단세포적인 이데올로기적 접근이 아니다. 한반도에서의 지정학적 불확실성을 최소화할 수 있는, 즉 총체적인 위기관리를 할 수 있는 포괄적인 정책 도출 노력이 필요하다. 중국은 ‘우리 청년들도 싫어하는, 그래서 언제든지 외면해도 되는 나라’가 아니라 여전히 우리 경제의 최대 교역 상대국이다. 그래서 중국 경제와 시스템의 위기는 곧바로 우리 경제의 위기로 전이될 수 있음을 직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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