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뗑킴’ ‘드파운드’ 등 신진 브랜드를 키운 패션 인큐베이터 하고엘앤에프가 오프라인 채널 확장을 선언했다. MZ세대(밀레니얼+Z세대)를 겨냥해 온라인을 기반으로 성장해왔지만 이제는 백화점 등 오프라인 시장으로 영역을 넓혀 대중적인 브랜드로 도약하겠다는 전략이다.
하고엘앤에프는 28일 사명을 ‘하고하우스’로 변경한다고 발표했다. 하고하우스는 자사 오프라인 브랜드 편집숍 이름이다. “오프라인 유통 영역을 강화해 투자 브랜드들의 백화점 단독 매장을 공격적으로 확장하겠다는 의지를 사명에 반영했다”는 게 하고 측 설명이다.
하고하우스가 투자해 육성하는 브랜드는 총 31개로 대부분 온라인을 기반으로 성장해왔다. 이 중 마뗑킴, 드파운드, 르셉템버 등 브랜드가 잇달아 ‘빅 히트’를 치자 오프라인 진출이 이어지고 있다. 마뗑킴은 신세계백화점 광주점 등 올 하반기에만 다섯 곳 이상의 오프라인 매장을 추가로 낸다. 이미 이달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목동점과 신세계백화점 대전점에 단독 매장을 열었다.
더현대서울·대구와 현대백화점 판교점에 매장을 운영 중인 드파운드는 다음달 롯데백화점 전주·부산점에 차례로 입점하고, 르셉템버는 오는 9월 현대백화점 압구정 본점과 판교점에 첫 오프라인 매장을 열 계획이다. 롯데백화점 잠실점에 입점한 브랜드 보카바카는 올해 부산·평촌점에도 매장을 연다. 하고하우스 관계자는 “입점 수수료 협의부터 브랜드 정체성에 맞는 인테리어 제안, 입점 위치 확보 등을 지원하며 브랜드의 오프라인 유통망을 늘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패션 브랜드들은 오프라인 매장 개점을 통해 매출 규모를 키울 수 있을 뿐 아니라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온라인 중심의 마케팅은 단기간에 화제성을 끌어올릴 수 있지만 고객층을 확장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반짝 인기를 얻고 사라지는 유행에 그치지 않고 하나의 브랜드로서 시장에 안착하려면 소비자와 꾸준히 접촉할 수 있는 오프라인 매장이 필수적”이라고 했다.
마뗑킴은 오프라인 확장으로 성공한 대표적인 사례다. 2020년 50억원, 2021년 150억원의 연매출을 낸 이 브랜드는 오프라인 진출을 본격화한 지난해부터 매출이 500억원으로 훌쩍 뛰며 그야말로 ‘퀀텀점프’했다. 올해 연매출 1000억원을 넘길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지난 3월부터 오프라인 매장을 내기 시작한 드파운드도 올해 연매출 35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코로나19 기간 백화점 매출을 견인하던 명품 수요가 서서히 꺾이며 실적에 빨간불이 켜진 백화점에도 MZ세대가 열광하는 온라인 브랜드는 매력적인 선택지다. 더현대서울 지하 2층에 있는 ‘크리에이티브 그라운드’, 잠실 롯데월드몰 지하 1층의 ‘디자이너 브랜드존’,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의 ‘뉴컨템포러리 전문관’ 등에서 온라인 기반 신진 브랜드를 적극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백화점 3사 중 가장 빠르게 온라인 브랜드를 들여온 현대백화점은 패션업황 부진 속에서도 영캐주얼 부문에서 두 자릿수 매출 증가율을 보였다.
양지윤 기자 y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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