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재해법 완화 꺼낸 野…총선 앞두고 '反기업 전략' 수정

입력 2023-08-28 18:43   수정 2023-08-29 01:10


더불어민주당이 21대 국회 마지막 정기회에서 중대재해법(중대재해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의 처벌 규정 및 스타트업 규제 법안 완화를 검토하기로 했다. 총선을 앞두고 중도층 표심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반기업 정당’ 이미지를 떨쳐내기 위한 포석이라는 해석이다. 다만 민주당은 대통령이 거부권 행사를 예고한 파업조장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과 방송법 개정안은 강행 처리하기로 했다.

민주당은 28일 강원 원주의 한 리조트에서 1박2일 일정으로 9월 정기국회 대비 워크숍을 열고 주요 입법과제를 논의했다. 김한규 원내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김민석 정책위원회 의장이 이번 정기국회에서 중점적으로 추진한 119개 법안을 정리해 ‘공존공생 119 입법과제’를 발표했다”며 “우리가 우선적으로 추진할 중점 법안과 더불어 여당이 이슈를 주도하고 있는 법안에 대한 대응 방안도 논의됐다”고 설명했다.

이날 민주당은 20대 국회에서 자신들이 제정한 중대재해법의 처벌을 완화하는 방안을 논의하겠다고 강조하고 나섰다. 중대재해법은 사업주의 과실 유무와 무관하게 산업재해가 발생하면 자동으로 처벌을 받도록 해 민주당이 제정한 대표적 반기업 규제 법안으로 비판받아 왔다. 김 대변인은 “정부는 산업재해 발생 예방 기준 고시를 이행했음에도 사고가 난 사업장에 대해서는 처벌을 감형하는 법안을 제출한 상태”라며 “이 법안의 필요성을 인정하고 깊이 있는 논의를 통해 개정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현행법에서는 대한변호사협회가 결정하는 변호사 광고 제한사항을 법무부가 정하도록 하는 변호사법 개정안도 당론으로 추진한다. 변호사법 개정안은 법률서비스 스타트업인 로톡이 변협 등 변호사 직역 단체와 갈등을 이어가며 요구하고 있는 법안이다. 민주당은 그 밖에 벤처투자 모태펀드 예산 및 세제 혜택을 확대하는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과 벤처기업 특별법 일몰제 폐지 등 자본시장 및 기업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법안을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다만 민주당은 이번 국회에서 ‘우클릭 법안’ 등과 동시에 파업조장법, 방송법 개정안 등 진보적 지지층을 겨냥한 법안과 예산도 추진하기로 했다. 김 대변인은 “현실적으로 여야 협의 처리가 안 되는 법안도 있는데, (민주당 단독으로) 법안을 통과시키겠다”며 “그에 대해선 정치적 평가를 받겠다는 게 원내지도부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재명 대표가 거듭 추진해온 지역사랑상품권 예산 및 저신용자 대출 이자 지원 사업도 내년도 예산안 심사 과정에서 증액이 요구될 전망이다.

이날 비공개 토론에선 이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국회로 올 경우 대응 방안을 두고 이견도 나왔다. 김 대변인은 “‘이 대표가 체포동의안에 단호하고 당당한 모습을 보일 필요가 있다’는 말과 ‘검찰이 정치적 의도를 갖고 수사하고 있기 때문에 신중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고 전했다.

전범진 기자 forwar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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