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내년도 공무원 보수를 2.5% 일괄 인상하기로 했다. 내년도 민간 최저임금 인상폭(2.5%)과 똑같은 수준이다.
정부가 29일 국무회의에서 의결한 ‘2024년도 예산안’에 따르면 내년도 공무원 보수 인상률은 2.5%로 책정됐다. 인상률 기준으로는 2020년(2.8%) 이후 4년 만에 가장 높다. 2021년 인상률은 0.9%였고, 2022년과 올해는 각각 1.4%, 1.7%였다.
특히 작년에는 4급 이상은 동결되고, 5~9급 공무원 대상으로는 1.7% 인상됐다. 장·차관급은 보수 10%를 반납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물가 상승률 등을 감안해 작년처럼 직급 간 차등을 두지 않고 적정 규모 수준으로 인상률을 책정했다”고 밝혔다.
앞서 인사혁신처 자문기구인 공무원보수위원회는 지난달 내년 공무원 보수 인상률을 5급 이상 2.3%, 6급 이하 3.1%로 제시했다. 위원회가 보수 인상률을 권고하면 기재부가 이를 검토해 내년도 예산안에 반영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당초 공무원노조와 정부가 각각 제시한 임금 인상 폭은 각각 4.2%, 2.9%였다.
공무원보수위원회는 이를 절충해 직급별로 보수 인상률을 차등화했다. 통상 기재부는 공무원보수위원회가 제안한 인상률보다 낮게 책정된다.
일반직 9급 1호봉의 기본급이 인상률(2.5%)만큼 오른다고 가정할 경우 기본급은 177만800원에서 181만5070원으로 4만4270원 늘어난다.
내년도 최저임금(시간당 9860원)을 월 209시간 근로 기준으로 환산한 월급 206만740원보다 24만5670원 적다. 다만, 각종 수당과 정액 급식비(올해 기준 월 14만원), 직급 보조비(올해 9급 기준 월 17만5000원) 등을 포함하면 최저임금 수준을 소폭 웃돈다.
공무원노조는 연차가 낮을수록 더 후하게 지원하는 ‘하후상박’(下厚上薄) 원칙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정부가 책정한 내년도 공무원 보수 인상률을 놓고 공무원노조의 반발도 거셀 전망이다.
강경민 기자kkm1026@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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