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매 시장에서 호남 지역 아파트가 높은 입찰 경쟁률을 보이며 낙찰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거주 여건이 좋은 신축 아파트엔 수 십명의 응찰자가 몰리고 있다. 여전히 약세를 면치 못했던 호남 지역도 반등 대열에 합류할지 관심을 끈다.
29일 경·공매 데이터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전남 아파트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은 지난달 83.1%로 집계됐다. 지방 8개 도 중에서 가장 상승 폭이다. 전북 지역도 전달보다 0.7%포인트 오른 79.8%를 보이며 80%대 회복을 눈앞에 뒀다.
수도권 아파트 못지않은 입찰경쟁률을 나타내는 경우도 속출하고 있다. 전남 순천 해룡면 '중흥S클래스 6단지 메가타운' 전용면적 60㎡는 지난 14일 낙찰가율 90.8%인 2억3600여만원에 낙찰됐다. 응찰자 45명이 몰려 이날 전국에서 가장 높은 입찰 경쟁률을 기록했다.
지난달 낙찰된 전북 전주 완산구 평화동 주공아파트 39㎡도 23명이 입찰에 참여해 감정가의 92%인 5000여만원에 매각에 성공했다. 전남 목포 석현동의 현대 아파트 전용 84㎡짜리는 최근 감정가의 96%인 7600여만원에 낙찰됐다. 응찰자 12명이 몰려 입찰 경쟁이 뜨거웠다.
지난 21일 낙찰이 이뤄진 전북 전주 덕진구의 골드클래스 전용 74㎡ 역시 감정가 4억4700만원의 90%를 웃도는 4억여만원에 팔렸다. 응찰자가 29명에 이르렀다.
호남 지역의 경매 시장이 꿈틀거리면서 일반 매매시장도 하락세를 멈출 지 주목된다. 경매 시장은 매매시장의 선행지표로 여겨져서다. 서울과 수도권, 충청권 등이 잇따라 반등에 성공한 것과 달리 호남 지역의 일반 매매시장은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달 셋째 주 기준 전남은 전주 대비 0.06% 내렸고 전북과 광주도 각각 0.01%씩 하락했다.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마이너스 변동률을 나타낸 건 호남 지역 3곳(전남, 전북, 광주)과 제주도(-0.05%) 부산(-0.03%) 등 5곳뿐이다.
하지만 경매 시장의 낙찰가율 반등을 회복 신호라고 단정하기엔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호남 지역도 서울과 마찬가지로 지역별로 차별화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거주 여건이 좋은 신축 아파트의 낙찰가율이 평균을 끌어올린 측면이 있어서 매수세가 살아났다고 보긴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낙찰가율, 평균 응찰자 수 등의 추이를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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