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전세시장에서 같은 단지 안에서 가격이 크게 벌어지는 이른바 '이중가격' 현상이 잦아들고 있다. 주택임대차보호법(계약갱신청구권, 전월세상한제) 시행 이후 '이중 가격' 현상이 심화했지만, 전셋값 약세와 역전세 등의 영향으로 전세 보증금이 낮아진 영향으로 분석된다.
29일 부동산R114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통해 2020년 이후 반기별로 서울 아파트 전셋값을 비교한 결과, 보증금 최고가와 최저가 격차는 임대차법 시행 이후인 2020년 하반기부터 확대되기 시작해 2021년 하반기(1억3345만원) 정점을 찍었다. 이후 점차 줄어들면서 올 상반기 8065만원까지 축소됐다.
이중가격 현상이 완화된 이유는 서울 아파트 전셋값 약세 장기화(지난 6월까지 17개월 연속 하락)로 신규 보증금이 갱신 수준으로 하향 평균화됐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서울 동일단지·평형의 전세 계약이 1건 이상 발생한 사례를 대상으로 평균 보증금을 살펴보면, 신규 계약 보증금은 2021년 하반기 6억6159만원에서 2023년 상반기 5억2453만원으로 1년 6개월 만에 1억 3000여만 원 정도 낮아졌다. 반면 신규 계약을 제외한 전세 보증금은 평균 5억원 중반대를 유지하는 모습을 보였다.
서울 아파트 신규 계약 보증금은 월세 전환, 입주 여파 등으로 올해 상반기까지 하락세를 보였지만, 예전 수준을 서서히 회복할 것으로 보인다. 7월 이후 전셋값이 상승 반전한 데다 새로운 전세 수요가 상급지 갈아타기 및 역전세 및 깡통전세 안전지대를 찾아 아파트로 꾸준히 유입되고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R114 관계자는 "전셋값이 상승으로 추세 전환하면서 이중가격 이슈는 재차 불거질 수 있다"고 말했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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