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지 케어젠 대표(사진)는 최근 인터뷰에서 “근육 강화 건강기능식품 임상을 인도에서 추진하고 있다”며 “미국 FDA의 신규 건강기능식품 원료(NDI) 승인을 받아 내년 말께 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케어젠은 펩타이드(아미노산 중합체) 전문 바이오기업이다. 이 회사가 개발한 펩타이드는 근육 손실을 유발하는 단백질인 마이오스타틴을 효과적으로 잡는 기능이 있다. 정 대표는 “헬스장용 스포츠음료 등으로 개발하면 또 하나의 게임체인저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케어젠이 지난해 5월 출시한 프로지스테롤의 원료인 디글루스테롤은 혈당 강하 기능 외에도 체중 감소 효과를 보여 추가 임상이 진행 중이다. 그는 “내년 1~3월 임상 데이터가 나올 것”이라며 “항노화뿐만 아니라 인슐린 저항성 개선을 통한 수명 연장에도 효과를 보일 것으로 예상돼 제품화를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프로지스테롤은 3분기부터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매출이 확대될 전망이다. 그는 “프로지스테롤은 복용 후 30분에서 1시간 내에 혈당 변화를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현지 라이브커머스 방식의 마케팅도 인기를 끌 것”이라며 “다수 대형 제약사와 제품 공급을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케어젠은 황반변성 치료 후보물질 CG-P5를 개발 중이다. FDA의 제안으로 세계 1위 황반변성 치료제인 리제네론의 아일리아와의 비교 임상(1상)을 최근 시작했다. 세계 첫 펩타이드 점안액으로 개발 중인 CG-P5는 눈에 주사제로 맞는 아일리아에 비해 환자 편의성이 높다는 게 장점이다.
정 대표는 “CG-P5와 아일리아를 함께 사용하면 더 좋은 효과가 나오고 주사 맞는 간격도 1~2개월에서 4~5개월로 늘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그는 “내년 6~7월 임상 관련 중간 리포트를, 12월에 최종 리포트를 받으면 확실한 효과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케어젠은 탈모·두피관리 의료기기 등과 기능성 화장품 원료를 세계 130개국에 판매한다. 매출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93%에 달한다. 22년간 축적한 펩타이드 기술로 국내와 해외에서 출원한 특허만 1000개(등록 656개)다.
케어젠은 지난해 헬스케어 분야에서 가장 높은 주가 상승률을 보였다. 지난해 매출 691억원, 영업이익률 49%를 기록한 이 회사의 시가총액은 29일 기준 2조600억원이다. 정 대표(개인지분율 63%)가 간혹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을 뛰어넘어 바이오 헬스분야 주식 부호 1위에 오르는 것도 이 때문이다.
코넬대 박사, 노스웨스턴의대 박사후 과정을 밟은 정 대표는 2001년 케어젠을 창업했다. 하지만 사업 초기엔 매출이 잘 나오지 않아 어려움을 겪었다. 그는 “당시 학교로 돌아가 교수가 돼야하나 고민도 했지만 은행 신용담보대출을 받아 겨우 버텼다”며 “그것이 씨앗이 돼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고 회상했다. 그는 "해외로 눈을 돌려 펩타이드로 돌파구를 마련했다"며 "거기서부터 길을 찾았다"고 말했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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