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틀 버핏' 빌 애크먼, 더 깊어진 구글 사랑

입력 2023-08-29 17:59   수정 2023-08-30 01:26

이 기사는 국내 최대 해외 투자정보 플랫폼 한경 글로벌마켓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억만장자 헤지펀드 투자자로 ‘리틀 버핏’으로 불리는 빌 애크먼(사진)이 지난 2분기에도 구글 모회사인 알파벳에 투자를 이어갔다. 인공지능(AI) 수혜주 가운데서도 애크먼이 구글을 주목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애크먼이 이끄는 헤지펀드 퍼싱스퀘어캐피털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2분기 말 주식 보유 현황 공시(13F)에 따르면 이 회사는 2분기에 알파벳 지분 약 1억5800만달러(약 2091억5700만원)어치를 매입했다. 퍼싱스퀘어는 알파벳 보통주(클래스A) 지분은 추가하지 않고 우선주(클래스C)만 130만 주 담았다. 이로써 알파벳이 퍼싱스퀘어의 투자 포트폴리오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전 분기보다 4%포인트 높아져 약 13%에 이르렀다.

애크먼은 AI 수혜주 중에서도 견고한 성장세를 보이는 빅테크(대형 기술기업) 중 하나인 알파벳에 주목하고 있다. 퍼싱스퀘어는 1분기에는 알파벳 보통주를 220만 주, 우선주를 810만 주 매입했다.


알파벳 주가는 연초부터 지금까지 45% 이상 상승했다. 알파벳은 지난달 25일 시장 추정치를 웃도는 2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알파벳의 2분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 순이익은 15% 증가했다. 알파벳의 클라우드 매출 증가율은 두 자릿수고, 구글과 유튜브 광고 수익도 꾸준히 늘고 있다. 알파벳의 AI 조직인 딥마인드는 생성형 AI를 ‘개인 생활 코치’로 활용할 수 있는 기능을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분기에 애크먼은 또 부동산개발업체 하워드휴스 주식을 58만 주(약 4622만달러어치) 추가 매입했다. 글로벌 호텔 체인인 힐튼월드와이드 주식도 3만 주(약 492만달러어치) 더 사들였다. 반면 주택 리모델링 용품 업체 로스 주식은 5억9043만달러어치 매각했다. 이로써 퍼싱스퀘어의 로스 지분은 1004만 주에서 747만 주로 줄었으며, 포트폴리오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포인트 감소한 15.58%로 집계됐다.

애크먼은 최대 보유 종목인 치폴레 주식도 1억6155만달러어치 매각했다. 보유 지분은 103만 주에서 95만 주로 줄었다. 레스토랑브랜드인터내셔널의 지분도 6558만달러어치 팔았다. 퍼싱스퀘어가 보유한 캐나다퍼시픽철도는 캔자스시티 서던과의 합병으로 캐나다퍼시픽캔자스시티로 변경됐다.

웨일위즈덤에 따르면 퍼싱스퀘어의 보유 주식 규모는 2분기 말 기준 108억달러(약 14조3154억원)다. 퍼싱스퀘어가 2분기 알파벳 지분을 늘리긴 했지만 포트폴리오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주식은 치폴레, 레스토랑브랜드인터내셔널, 로스 등 모두 소비 관련주다.

애크먼은 2015년 헤지펀드 매니저로 업계에 발을 들인 뒤 행동주의 투자자로 이름을 알렸다. 특정 기업 지분을 공격적으로 확보해 의결권을 확보한 뒤 경영방식을 뿌리째 바꾸고 손실을 줄여 재매각하는 방식이다. 포브스는 이런 애크먼을 ‘리틀 버핏’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그는 이달 초엔 “미국 인플레이션이 장기적으로 2%가 아니라 3%에 머물 것으로 전망한다”며 미국 30년 만기 국채에 쇼트 베팅하고 있다고 밝혀 주목받기도 했다.

하지만 애크먼의 선택이 항상 옳았던 건 아니다. 애크먼은 지난해 넷플릭스에 투자했다가 큰 손실을 보기도 했다. 포브스에 따르면 애크먼의 순자산은 36억달러(약 4조7736만원)다.

신정은 기자 newyear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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