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삼성전자 등 반도체업계와 손잡고 전기를 매우 적게 소모하면서 초당 10조 번 이상 연산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반도체를 2030년까지 개발하기로 했다. 초거대 AI가 진화를 거듭하는 시대에 한국이 반도체 기술패권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핵심 기술이라는 판단에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9일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국가전략기술특별위원회 제3차 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반도체·디스플레이, 2차전지, 첨단 모빌리티 분야 전략 로드맵을 발표했다. 경제와 안보 관점에서 2030년까지 한국이 확보해야 할 기술에 방점을 찍었다.
와트(W)당 10테라플롭스(TF: 초당 1조 번 연산) 성능을 내는 초저전력 반도체를 개발하는 데 산·학·연 역량을 집중하기로 했다. W당 10테라플롭스는 2016년 알파고가 이세돌 전 바둑기사와 대국 한 판을 둘 때 쓴 전력 소모량의 100만 분의 1에 달하는 효율이다. 이를 위해 KAIST와 정부출연연구소,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이 모두 참여하는 AI 반도체 생태계를 조성할 방침이다.
㎏당 220와트시(Wh) 출력을 내는 나트륨 이온전지 개발도 전략적으로 지원하기로 했다. 리튬이온 2차전지를 둘러싸고 희토류 등 전략적 광물 확보 경쟁이 치열해졌다는 점을 감안한 행보다. 리튬을 부존량이 풍부한 나트륨으로 대체하는 것이 정부 목표다.
김진원 기자 jin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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