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에선 허·양 부회장을 가장 강력한 후보로 보고 있다. KB금융은 2018년부터 ‘CEO(최고경영자) 내부 후보자군 육성 프로그램’을 가동하며 후계자 양성에 공을 들여왔다. 윤종규 회장도 2020년 3연임에 성공한 이후 그룹 부회장직을 신설해 검증하는 등 오랜 기간 승계를 준비해왔다. 윤 회장이 4연임을 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이후 국민연금과 블랙록 피델리티 등 주요 주주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회장이 바뀐 이후에도 KB금융의 비전과 전략이 일관성 있게 이어질 것”이라고 밝힌 점도 내부 후보에게 무게가 실리는 배경으로 꼽힌다.
외부 후보에 대한 KB금융 직원들의 반발도 부담이다. KB금융 노조는 외부 인사 2명이 포함된 1차 쇼트리스트 발표 직후 성명서를 내고 “정부의 낙하산 인사가 후보군에 포함돼 있다면 당장 제외해야 한다”고 밝혔다.
양 부회장은 2020년 KB금융이 10년 만에 부활시킨 부회장직의 첫 주인공이다. 국민은행과 KB금융지주에서 윤 회장과 오랜 기간 호흡을 맞춘 만큼 그룹의 비전 및 가치관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KB금융지주 재무총괄 부사장을 맡아 윤 회장과 마찬가지로 ‘재무통’으로 분류된다. 2015년 LIG손해보험 인수를 이끈 뒤 KB손해보험 대표이사를 3연임하며 성장을 이끌었다.
김 회장은 1987년 한국투자금융에 입사해 한국투자금융이 하나은행으로 전환된 뒤 뉴욕지점장과 그룹 최고재무책임자(CFO) 등을 거쳐 하나은행장과 하나금융지주 부회장을 지냈다. 재무와 전략, 글로벌 영업 경험이 풍부한 은행업 전문가로 꼽힌다. 지난해 5월 베트남 HD은행(호찌민시개발은행) 회장으로 선임됐다. 그는 2020년 KB금융 회장 선임 당시에도 유일한 외부 후보로 이름을 올렸고, 올해 초 우리금융 회장 1차 후보군에도 포함됐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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