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오염이 흡연이나 음주보다 인류 건강에 위험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9일(현지시간) 로이터·AFP 통신은 미국 시카고대 에너지정책연구소(EPIC)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대기질생활지수 연례보고서'를 발간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연구소 측은 내연기관 차량과 산업시설에서 나온 미세먼지를 전 세계 공중보건을 위협하는 가장 큰 외부 요인으로 규정했다.
미세먼지는 각종 호흡기·심혈관 질환의 주요 원인으로, 세계보건기구(WHO)가 지정한 1급 발암물질이다. 장기간 노출될 경우 폐암 발생 위험이 커진다.
연구소 측은 "흡입 시 폐포까지 직접 침투하는 크기의 초미세먼지(PM2.5) 농도를 WHO 권고 수준인 연평균 5㎍/㎥ 이하까지 영구적으로 감축하면 인류 1인당 평균 기대수명이 2.3년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흡연이 전 세계인의 기대수명을 2.2년 단축하고 영유아·산모의 영양실조가 1.6년을 줄인다는 연구 결과를 감안할 때 대기오염이 얼마나 인류에 치명적인지 여실히 알 수 있는 대목"이라고 덧붙였다.
대기오염은 방글라데시, 인도, 네팔, 파키스탄 등 남아시아 국가에서 특히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고, 연구소 측은 "2013~2021년 측정한 위성 데이터를 토대로 지역별 대기질을 비교한 결과 전 세계 기대수명 손실의 절반 이상은 이들 국가의 대기오염에 기인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 중에서도 가장 책임이 있는 국가로 인도가 지목됐다. 2013년 이후 8년간 지구 대기오염 증가분의 59%는 인도에서 발생했기 때문이다. 이 기간 수도 뉴델리에서는 평균 기대수명이 10년 넘게 줄어들었다.
세계 최악의 대기질은 방글라데시로 평가됐다. 2021년 방글라데시인들은 대기오염으로 인해 평균 6.8년의 기대수명을 상실했다.
반면, 중국은 지난 8년간 국가 정책적인 노력을 기울여 대기오염을 42.3% 줄였고, 그 결과 평균 기대 수명은 2.2년 늘어났다.
연구소 측은 "대기오염 문제는 어느 한 국가의 노력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만큼 에이즈, 말라리아, 결핵을 퇴치하기 위해 대응하는 것처럼 국제 기금을 조성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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