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웨이즈처럼 게임에 빠진 모바일 플랫폼이 늘고 있다. 최근 컬리는 마이컬리팜을 출시했다. 출시 1주일 만에 20만 명이 게임에 참여했다. 지난 6월에는 공구마켓에서 ‘공팜’을 론칭하기도 했다. 농수산물 직거래 플랫폼 ‘팔도감도’ 앱에서 한우를 키워 차돌박이 상품을 받는 목장 게임을 최근 내놨다. 사실 중국의 대표적인 커머스 플랫폼 ‘핀둬둬’는 2015년부터 농작물 재배 게임을 운영해왔다. 핀둬둬는 망고와 레몬, 마카다미아, 호두 등의 과실 나무를 선택해 가상의 과수원에서 기르는 게임 ‘둬둬 과수원’을 운영하는데, 현재 중국에서 월간 7억 명 이상이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경제 전문 매체 제일재경이 “알리바바와 징둥의 시대가 끝나고 핀둬둬의 시대가 왔다”고 보도할 만큼 성장 속도가 빠르다.
많은 플랫폼이 앞다퉈 게임에 관심을 보이는 이유는 명확하다. 플랫폼 내에서 체류시간을 증가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올팜을 운영하는 올웨이즈의 이용자 월평균 사용일수는 18.6일로 쿠팡(15일)보다 많다. 하루 평균 사용 시간도 34분으로 쿠팡의 세 배 수준이다. 컬리 또한 마이컬리팜을 내놓은 지난 1일과 비교했을 때 9일 컬리팜 이용자의 컬리 앱 방문 횟수가 세 배가량 많았다.
소비자가 자사의 플랫폼에 자주 방문하고, 오래 머무는 것은 중요하다. 소유에서 경험으로 소비 패러다임이 이동하면서 소비자의 지갑을 여는 일보다 시간을 점유하는 일이 더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플랫폼에 자주, 오래 머무는 것이 늘 좋은 것일까. 그렇지 않다. 사용자가 우리 플랫폼에 머무르는 체류의 목적과 밀도를 분석해야 한다. 오래 머무르고 있다는 결과 자체는 동일하지만, 그 이유가 ‘마음에 드는 물건이 없어서’ ‘결제 오류가 자주 발생해서’ 등 부정적인 것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자주 방문하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프로모션 기간에만 반짝 방문하거나 쿠폰을 주는 상품만 구매하는 소비자는 아닌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최근 시장의 경쟁은 산업의 분야를 막론하고 소비자 혹은 사용자의 시간 점유 싸움으로 진화하고 있다. 경험은 겉으로 드러나는 소비자의 의도가 명확하지 않은 경우가 많기 때문에 데이터로 드러나는 결과의 뒷면을 해석할 수 있는 혜안이 필요한 때다.
최지혜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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