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에서 화학을 전공한 그는 독일까지 가 사진을 공부한 뒤 귀국해 ‘목련’ 등 독창적 식물 연작을 발표했다. 이어 1920년대 후반, 그는 소위 ‘F-64 그룹’에 참여했다. 카메라에서 구현할 수 있는 가장 작은 조리개값으로 피사체를 극도로 정밀하게 찍으려는 시도였다. 커닝햄은 정물뿐 아니라 프리다 칼로, 거트루드 스타인 등 시대의 아이콘과 같은 인물의 개성을 섬세하게 담은 인물 사진을 남겼다. 그의 거리 사진도 특별했다. 카메라를 숨기고 도시의 사람과 풍경을 촬영해 자연스럽고 감수성이 넘쳤다. 커닝햄의 다채로운 작품 활동은 사망 직전까지 무려 72년 동안 이어졌다. 그의 대표작이 경기 성남시 아트스페이스J에서 9월 5일 개막하는 ‘선구자들(Pioneers)’ 전에 초대돼 10월 26일까지 선보인다.
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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