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장된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묘지가 4개월 만에 또 훼손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29일 YTN 보도에 따르면 지난 2021년 파묘 사건으로 경기도 남양주시 마석 모란공원으로 이장된 박 전 시장의 묘비에 누군가 검은 스프레이를 뿌렸다. 유족 측은 경찰에 엄벌해 달라고 요청했다.
묘비가 훼손된 것이 확인된 것은 지난 28일. 공원 측은 묘지가 외진 곳에 있는 데다가 주변에 CCTV도 많지 않아 누가 이런 행동을 했는지 바로 알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 전 시장의 묘소 훼손 사건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20년 비서 성추행 의혹으로 피소당한 뒤 극단적 선택을 한 박 전 시장은 당시 고향인 경남 창녕에 묻혔다. "화장해서 부모님 묘지에 뿌려 달라"던 고인의 유서에 따른 것이다. 하지만 이듬해 20대 남성이 박 전 시장의 묘소를 파헤쳐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그는 "성추행범 나쁜 사람인데 편안하게 누워 있는 게 싫다"고 했다.
파묘 사건 이후 유족은 지난 4월 마석 모란공원으로 박 전 시장의 묘소를 옮겼으나 묘비 훼손이 또 일어난 것이다.
'민주화 인사의 성지'로 불리는 모란공원은 전태일 열사와 김근태 전 의장, 박종철 열사 등이 잠들어 있는 곳이다. 이로 인해 일부 여성단체 및 정의당에서는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다"라는 비판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경찰은 묘지를 훼손한 당사자가 특정되면 재물손괴죄 혐의로 수사할 방침이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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