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동성 부부의 임신 사실을 알렸던 김규진씨(32)와 김세연씨(35) 부부가 출산 소식을 전했다.
규진씨는 지난 30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오출완(오늘 출산 완료)'라는 글과 함께 병원에서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운 사진을 올리며 딸 출산 소식을 밝혔다.
규진씨가 출산한 병원은 의사인 배우자 세연씨가 근무 중인 곳이다.
규진씨는 "아내가 다니는 병원이긴 하지만 만나는 모든 직원이 내 보호자가 아내인 걸 이상하게 여기지 않고 관계란에 꼬박꼬박 '배우자'라고 적어준다'며 "아내가 탯줄도 잘랐다"고 말했다.
이들 부부는 2019년 미국 뉴욕에서 혼인 신고를 한 뒤 같은 해 한국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이후 프랑스에 거주하면서 지난해 12월 벨기에의 한 난임병원에서 기증받은 정자로 인공 수정을 통해 임신했다.
한국에서 시술받는 것도 고려했지만 대한산부인과학회 윤리 지침상 "정자 공여 시술은 법률상 혼인 관계에 있는 부부만을 대상으로 시행한다"고 돼 있어 시술을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부부는 국내에서는 법적 부부로 인정받지 못했다.
지난 7월에는 서울의 한 호텔에서 '대한민국 저출생 대책 간담회'라는 이름으로 베이비샤워 파티를 열며 큰 관심을 받기도 했다.
두 사람은 한국에서 법적 부부가 아니기 때문에 부모나 부부로서 법적인 보호나 혜택을 받을 수 없다. 규진씨는 출산 휴가에 들어가지만 배우자 세연씨는 육아휴직이나 출산휴가를 쓸 수 없다. 딸 역시 법적으로 세연씨의 자녀로 인정받지 못한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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