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8월 31일 15:44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글로벌 오피스 거래 규모 중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20%에 육박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다른 나라들보다 엔데믹 이후 오피스 복귀율이 높았고 오피스 공급이 줄어든 결과로 풀이된다.
31일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리얼캐피털애널리틱스(RCA)가 조사한 ‘세계 자본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한국의 오피스 거래 규모(예상치 포함)는 48억4751만 달러(약 6조4000억원)로 글로벌 전체 오피스 거래 규모(251억3421만 달러)의 19%를 차지했다. 2017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한국 시장 오피스 거래 규모는 꾸준히 5% 안팎을 유지해왔다. 2021년부터 최근 2년간 분기별 비중을 보면 한국 오피스는 2~8%를 벗어나지 않았다. 올해 1분기에도 1% 비중을 기록했으나 2분기 11%로 급격히 상승했다. 이어 19%까지 치솟은 것이다.
한국은 딜 클로징(거래 종결)을 앞둔 자산들이 많은 편이다. KB자산운용이 8500억원에 인수하기로 해 우선협상대상자에 오른 삼성SDS타워가 대표적이다. 연면적 9만9536.9㎡(3만110평)에 달하는 대형 자산으로 꼽힌다. 마제스타시티 타워1, 골든타워 등도 매각 마무리를 앞두고 있다. 거래 종결로 이어진 딜은 서소문 KAL 빌딩, 용산 더프라임타워 등이 있다. 한진칼은 서울 서소문동 KAL 빌딩과 대지 중 일부를 자회사인 대한항공에 처분했다. 매각가격은 2642억원이다. 1984년 준공된 KAL 빌딩은 대한항공이 1997년 본사를 이전하기 전까지 10여년간 본사로 사용했다. 더프라임타워는 신한알파리츠가 이지스자산운용에 매각했다. 매각가는 2384억원이다.
한국 오피스 시장이 고금리에도 미국, 유럽 등 다른 국가들보다 거래 규모를 유지하는 이유로는 재택근무를 마치고 사무실로 복귀한 비율이 다른 국가들보다 높다는 점이 대표적으로 꼽힌다. 한국이나 일본은 직무보다 역할, 결과보다 과정을 중시하는 문화로 팀원간 협의, 보고를 중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재택근무와 맞지 않는 문화라는 것이다. 미국 부동산서비스업체 CBRE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5~6월 한국에서 주 3일 이상 사무실로 출근하는 사무직 근무자 비율은 약 85%로 유럽(78%)이나 미국(75%)보다 높았다. 근무일 모두 사무실로 나오는 비중의 경우 한국은 50%지만 미국과 유럽 국가들은 35%를 밑돌았다.
한국은 오피스 수요가 늘어나고 있지만 공급 부족이란 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이지스자산운용의 ‘서울 오피스 수요 진단과 향후 전망’ 내부 리서치 자료에 따르면 1만평 이상 신규 공급은 2024년까지 멈춘 뒤 2025년부터 재개될 것으로 분석했다. 향후 2년간 대규모 오피스 공급이 부족하다는 뜻이다. 반면 수요는 확대되고 있다. 사무직 종사자 1명당 오피스 점유 면적은 2021년 44% 상승하는 등 가파르게 늘어나는 추세다.
류병화 기자 hwahw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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