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사진)이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성남시의 ‘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과 관련해 “전국민적으로 지탄받아야 마땅한 막가파 행정이라고 해도 할 말이 없을 것”이라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직격했다.
오 시장은 31일 제320회 서울시의회 임시회 3일차 시정질문에서 백현동 사건 총평을 해달라는 김종길(국민의힘·영등포2) 서울시의원의 요청에 “사악한 적극 행정이자 코미디 행정”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성남시가 백현동 사업 부지의 용도지역을 소유자인 사업주가 요청한 단계보다도 높은 수준으로 한꺼번에 4단계나 올려준 데 대해 “사업하고 싶은 사람이 받겠다는 것보다 성남시가 두 단계를 더했는데, 전국에 이런 일이 있나 싶다”며 “통상의 경우와는 완전히 반대되는 일”이라고 말했다.
당초 용도지역을 상향한 후 100% 임대주택을 공급하겠다고 했던 개발계획이 10% 임대주택·90% 일반분양 방식으로 바뀐 데 대해선 “서울시 같으면 상상 못 하는 일”이라며 “100%를 90%로 바꾸는 것도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해당 사업은 당초 계획보다 임대주택을 줄여 생긴 차익을 민간업자들이 가져간 것으로 나타나 논란이 되고 있다. 오 시장은 이에 대해 “통상의 경우 잉여 이익은 공공에서 기부채납이라든가 해서 공공기여 형태로 회수하는 게 상식”이라며 “특혜를 줬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 대표를 겨냥해 “그분은 시장이 되기 전부터 성남에서 이런 잘못된 행태를 바로잡는 시민운동을 하셨다. 민간업자들의 돈 버는 수법이나 공무원과 결탁·유착하는 행태를 잘 아는 분”이라며 “그런데도 민간 개발업자의 수익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사업이 지속하게 인허가가 계속 이뤄졌다. 이것을 어떻게 봐야 하나”고 반문했다.
또 백현동 사태를 타산지석으로 삼아 공공기여 시스템을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오 시장은 시정질문 첫날에도 서상열(국민의힘·구로1) 시의원의 백현동 특혜 의혹 관련 질의에 답변하는 과정에서 “(시장이) 몰랐다고 하면 무능이고 알고도 그렇게 했다면 사악한 것”이라고 일갈했다.
이 대표는 성남시장이던 2014∼2015년 분당구 백현동 옛 한국식품연구원 부지의 개발 과정에서 민간업자들에게 특혜를 몰아줘 시에 손해를 끼친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해 조사받았으며 이날 무기한 단식 투쟁에 들어갔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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