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부동산 위기, 국내 시장 어떤 영향 받을까[더 머니이스트-이은형의 부동산 돋보기]

입력 2023-09-06 06:30   수정 2023-09-26 18:50


작년의 중국 헝다(Evergrande)의 채무 이슈에 이어 올해 비구이위안(Contry garden)의 채무불이행(디폴트) 가능성이 주목됩니다. 두 회사는 모두 중국의 부동산 기업입니다. 이들로 인해 중국경제는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우리나라는 대중무역 의존도가 높다보니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게 됩니다. 거시적이고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한국도 자연스레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다면 국지적인, 단기적인 영향은 어떨까요. 이러한 영향은 3가지 측면에서 살펴볼 수 있습니다.

우선 중국 부동산 기업들이 한국 내 투자나 계약 등에 연관된 금액규모가 어떨지를 살펴봐야 합니다. 관련 사업지에 국내 금융기관들이 대출을 실행했거나 한국 회사들(건설공사나 용역 등)이 다수 관여됐다고 가정하면, 거래규모가 크면 클수록 피해도 커집니다. 중국에 진출한 한국기업들이 해당 업체들과 밀접하게 연관됐어도 맥락은 같습니다. 다행히 이 부분은 그리 크지 않아 보입니다.

다음으로 해당 기업들이 자산유동화 등을 통해 발행한 채권 등을 직·간접적으로 국내업체가 얼마나 보유하고 있는지가 중요합니다. 주요 관건은 부실채권에 얼마나 노출됐는지 여부입니다. 아직까지 중국 부동산 기업이 한국의 유수기업이나 한국경제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만큼 밀접하게 엮인 상황은 아닌 것 같습니다. 이런 사안이 항상 세계경제를 위기로 내모는 것도 아닙니다.

이들 기업들의 채무불이행은 일단 중국 내 미칠 영향이 클 것으로 판단할 수 있습니다. 정도가 극히 심각하다면 해당 경우 공적자금이 투입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까지 감안해야 합니다. 산업분야는 다르지만 구제금융만을 본다면 한국도 유사한 사례가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중국 부동산 기업들의 부도가 한국 내에서 외국인이 보유한 부동산에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더 나아가 우리의 주택·부동산 시장에까지 문제가 확산될 것을 우려합니다. 그렇지만 외국인 소유의 국내 부동산을 주택으로 한정한다면 여파는 미미할 것으로 보입니다.

예컨대 한국에서 주택을 보유한 외국인이 본국이든 어디서든 대출로 매입자금을 마련했다고 가정한다면, 대출자가 매달 약정된 원리금만 상환하면 문제가 없습니다. 대출없이 100% 자기자본으로 샀다면 피치 못하게 집을 팔아야하는 개인사정만 없으면 됩니다. 이는 개인이 아닌 외국법인이 오피스 빌딩같은 대형 부동산을 갖고 있더라도 동일하게 생각할 수 있습니다.

이 밖에 중국 부동산 기업이 파산하는 등의 여파로 외국인의 경제활동이 중단되거나 수입이 끊긴다면 원금이나 이자도 상환하지 못할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그렇게 될 것을 현 시점에서 예단하긴 어렵습니다. 한국에서 경제활동을 영위하는 외국인이 부동산 소유주라면 더욱 그렇습니다.

설령 외국인이 보유한 주택들이 국내시장에 매물로 나오다고 해도 국내 부동산 시장을 뒤흔들만큼의 막대한 물량일지는 확신하기 어렵습니다. 우려가 현실화되더라도 미미하거나 제한적이라고 봐야 합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이은형 (재)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

"외부 필진의 기고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독자 문의 : th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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